기업도 나라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시대
기업도 나라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시대
  • 승인 2019.06.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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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삼성전자가 이번 달 3차례의 전략회의를 열었다. 최고경영진의 전략회의의 안건은 생존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시장의 상황이 불안정하고 국내에는 근로환경의 전환으로 비용부담이 높아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에 중국의 화웨이 사태로 반도체 투자와 신사업투자에 대한 결정 그리고 앞으로의 사업방향이 고심스러운 것이다. 지금은 어느 기업도 10년 뒤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 이재용 부회장의 말은 그만큼 시장이 혼란스럽다는 의미이다. 경영전략을 잘 짜도 외부환경이 달라지면 기대했던 결과물을 만날 수 없다. 기업이란 것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현존하는 사업체의 운영도 활발해야 하지만 이들이 미래를 더 높은 속도로 달리게 하기위해 경영자는 시간의 앞에 서서 회사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그런 입장으로 미·중 무역분쟁을 바라보면 복잡한 심경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쓰릴 것이다. 바쁜 스케줄에도 벌써 3차례나 경영진 회의를 열었다는 것은 그만큼 버겁다는 말이다.

기업과 기업의 대결이 아닌 기업의 기술에 나라의 파워가 작동했다. 단순히 무역수지 불균형에 대한 컴플레인 정도로 여겼던 미국의 관세부과가 중국의 맞대응으로 양국에 혈전으로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5G 기기를 생산하는 중국의 화웨이 기업은 미국의 파워로 미국은 물론 거래하던 기업들에게 거래를 강제종료 당했다. 기기를 만들기 위한 수많은 IC부품들은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저작권을 들어 종료당하니 기업의 타격은 어쩔 수 없다. 갑작스럽게 엄청난 마이너스를 앞에 두고 이들이 선택한 것은 위협에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미·중 무역분쟁은 단순한 분쟁의 선을 넘어섰다. 첨단기술의 문제이고 지적재산권의 문제이며 나라의 파워가 문제가 된다. 미국이 동원하는 제지는 자신의 파워는 물론 미국과 관계하는 모든 나라의 협조를 구했다. 또 물건뿐만 아니라 유학생, 기술자, 자국내 중국기업, 지적재산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항복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수가 아닌 복잡한 여러 개의 수를 컨트롤해야 해결점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미국도 중국도 뒤로 물러서고 싶어 하질 않는다. 그래서 분쟁의 파이가 점점 더 커지고 자국의 기업들은 피해를 면치 못하게 되었다.

나라도 마찬가지이다. 나라 역시 파워게임을 벗어나지 못한다. 자국에게 유리한 힘을 가까이 두려는 것은 생존본능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작은 나라는 외세의 위협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으로 펼쳐야할 전략의 하나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의 모습이 예사롭지 못하다. 안으로는 경제 활성화라고 펼쳐놓은 정책들이 경제의 각 단말들의 활동을 제약하고 부담스러운 근로환경은 투자를 막았다. 급기야 어려운 여건에 항복하고 탈 코리아를 감행하고 있다. 밖으로는 수십 년 동안 잘 구축해 놓았던 관계의 끈들이 풀어졌다.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기존의 인력파워가 아닌 뉴페이스들이 주요 요직에 놓여지면서 커넥션이 예전만 못하다. 우회해서 들려올 정보들이 줄어드니 불협화음들이 만들어진다. 우리 정부의 패싱 문제가 화두가 되는 경우가 종종 들려온다. 잘 나가던 기업이 10년 뒤를 알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나라가 환경조성에 힘을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사업의 투자는 수익을 보고 하기 마련이다. 투자를 하는 지역의 지역 환경, 정치 환경, 근로환경 등 다양한 잣대를 둘러보고 꼼꼼한 계산으로 시작한 사업도 변수를 만나기 마련인데 시작부터 부담스러운 환경에는 투자를 고려하지 않는다. 기업들이 떠나갈 만큼 우리의 사업환경은 편치 못하다. 미국이 사상 최대의 고용률을 보이며 승승장구 하는 것은 자국우선주의를 표방하며 밀어붙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워가 적지 않다. 성장그래프를 올리기 위해 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들의 등을 두드리며 그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줬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기업들의 활동을 장려하며 한편으로 그 손과 발을 묶는 정책이 공존했다. 기업에게 더 좋은 여건을 찾으려는 레이더를 발동하게 만들고 어려움을 피해야한다는 사고를 강제하게 했다. 나라의 파워는 경제활동이다. 기업의 활동으로 나라의 GDP를 올려야 한다. 경제의 바퀴가 활발히 돌아가도록 만들기 위해서 나라의 활동이 필요하다. 가만히 비바람을 맞는 나라가 아니라 비가 오면 우산을 펼치고 바람이 불면 가림막을 펼쳐주는 나라가 필요하다. 투자환경이 불안해서 빈번한 회의가 오가는 것이 아니라 넘치는 수익을 투자하기 위한 회의가 이어지도록 신뢰를 주어야 한다. 기업뿐 아니라 나라도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시대이다. 다른 나라와 소통하여 연합하며 나눔을 주고받아야 시너지가 올라간다. 나라도 위험 앞에서는 대비가 필요한데 우리 정부는 속수무책의 모양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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