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인 2019.06.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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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숙 시인

벽을 마주보며

누군가에게 든든함 을 주었을까

벽을 마주보며

누군가에게 답답함을 주었을까

변하지 않는 내안의 독재로

넘사벽이 자리잡아

넣어두고 부술수 없는 미흡함

부수고 쌓고 부수고 쌓고

가두고 헐고 가두고 헐고

변덕스런 날씨같이 휩쓸리는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수리가 필요한 절실함이여

벽 안에도 벽 밖에도

서로 완벽하지 못한 무게앞에

버팀목 되어 나만의 벽을 쌓는다

◇정을숙은 1966년 경상남도 마산에서 태어나 마산여상 졸업 후 진해에 거주하며 낙동강문학 창간호 동인으로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시민문학 기획위원, 낙동강문학 편집인을 지냈으며 한국시민문학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시집으로 내 마음이 고장 났다(시민문학사刊) 등이 있다.

<해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는 통곡의 벽이 있다. 수난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서 유대인들은 그 벽 앞에서 통곡을 한다고 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그 앞에서 흘리는 눈물이 과연 민족의 아픔을 위해서 그러는 걸까? 혹시 지극히 사적인 아픔을 빙자하여 그 벽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닐까? 벽은 단지 그 눈물의 핑계에 불과 한 것일지도. 마음의 벽도 그러한게 아닐지. 인간 관계에서 모두를 품지 못할 바에는 스스로 세운 벽 뒤에 숨어서 단절을 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게 아닐지? 세워서는 안 될 벽이지만 굳이 부셔버리지 않아도 괜찮은 벽. -김연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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