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외국어 한글 표기 너무 어렵다
언론의 외국어 한글 표기 너무 어렵다
  • 승인 2019.06.19 2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형식이 없는 말이 잡담이다. 이런 저런 많은 말을 주고받지만 뒤끝도 없고 금세 잊어버린다. 친한 사람들끼리 하는 잡담은 꾸밈도 없고 혹 거슬리는 말로 언쟁이 있어도 쉽게 끝난다. 잡담자리에서 누군가 이런 말을 했다. “요새 신문이나 TV를 보면 외래어가 많이 나오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고 넘어갈 때가 많다. 외국어를 발음 그대로 한글로 표기하고 있는데 남한테 물어보기도 그렇고 그대로 넘기자니 답답할 때가 있다” 그 말에 모두가 수긍하면서 한 마디씩 더 보탠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을 자주 한다. 원문 없이 처음 보고 듣는 외국어를 발음 나는 대로 한글로만 표현하고 있으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날이 갈수록 여러 미디어에서 사용하는 한글 표기 외래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 신문과 방송 자막에서 보인 한글표기 외래어를 생각나는 대로 적어 본다. 커밍아웃, 카마겟돈, 워라밸, 콜러코스트, 스타드업, 데칼코마니, 스노볼, 케미, 팬덤, 모멘텀, 스튜어드십, 워너비, 아밴져서, 아나테이너 등등 너무 많다. 이 가운데는 합성어도 있을 것이다. 분야의 전문가는 그 뜻을 다 이해할까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가끔 외래어 한글표기를 이해하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면서 뭔가 변화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 가 자책할 때도 있다.

나는 모르는 외국어 어휘가 나오면 바로 스마트폰을 열어 문제를 해결하지만 그때 뿐 잊기 마련이고 뭔가 찜찜한 마음은 늘 남는다. 외국어발음 한글표현은 특히 유력한 중앙지나 TV의 뉴스에서 많이 보게 된다.

가끔 신문에서는 한글과 외국어를 병기 하거나 그 뜻을 설명해 주기도 하지만 일반 독자는 다른 문맥이나 다음 기사에서 같은 단어가 반복되어도 금방 이해하지 못하고 헤맬 때가 있다. 신문을 읽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격이다. 방송은 주로 자막에서 외국어 한글표기가 나오지만 획획 지나가 버려서 더 어렵다. 신문보다 TV 방송 뉴스를 많이 접하는 시대다. TV방송사가 외국어 원어를 한글로 표기하여 자막으로 내 보낼 때는 청취자가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

신문 구독자나 방송 청취자 중에서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꽤 있을 것이다. 나는 언론에서 외국어를 발음대로 한글 표기하면서까지 사용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구심을 가진다. 외국어를 발음대로 한글로 표현해야 한다면 이해에 도움이 되도록 외국어 원문을 함께 병기하거나 그 뜻을 풀이해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처음 나오는 외국어가 있으면 용어를 풀이해 주려고 애쓰는 신문도 있지만 독자의 입장에서는 신문을 읽을 그 때뿐 늘 아쉬운 마음이다. 다문화시대이니 만큼 언론이 외국어를 자연스럽게 쓴다고 하면 따로 할 말이 없다. 외국어와 친밀한 젊은 기자들이 그런 기사를 작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정보수신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정보는 정보로서의 가치가 없다.

언론의 중대사명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여 정보수신자의 이해를 돕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데 있다. 신문을 읽는 사람이나 방송을 듣는 사람이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는 기사라면 완벽한 정보전달이라고 말할 수 없다. 정보를 제공하는 측은 정보를 받는 측을 늘 의식해야 한다. 신문이나 방송기자가 자기 기준으로 멋진 외국어를 사용하여 기사를 작성한다고 하더라도 청취자나 독자층이 이해하지 못하면 공염불이다. 외래어 사용을 자제하고 우리글을 옳게 사용하자는 한글 창달운동이 자주 있었던 일을 기억한다.

그러나 지금은 한글학회 등 관련단체의 홍보활동을 거의 볼 수가 없다. 우리생활 주변에서 외국어를 사용하는 폭이 넓어져 가고 다문화사회 형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외래어에 밀려 우리글이 제 자리를 지킬 수 없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국내 어디를 가도 외국인들을 많이 볼 수 있고 시골 사는 노인네들도 한국 말 잘하는 외국인과 담소하는 정경을 TV에서 흔히 보는 세상이다.

국제화 시대, 세계여행 자유화 시대에 외국어의 자연스런 도입·사용은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언론의 사명은 있는 것이다. 청취자나 구독자의 입장을 고려치 않고 언론사 기준으로 외국어를 발음 그대로 한글로 표기하는 정보제공 방법은 개선되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19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많이 본 기사
동영상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