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배달·혼밥 전문식당 ‘우후죽순’
1인 라이프스타일 맞춘 자동차도 출시
“혼밥은 외롭다?…관련 콘텐츠 발전할 것”
‘속보이는 수박’이 빨간 과육을 드러내며 식욕을 자극한다. 시식용 수박이 아닌 판매용 수박이다. 투명한 포장용기에 담긴 조각난 수박은 1인가구를 겨냥해 출시됐다. 편의점에서 주로 볼 법하지만 최근에는 대형마트에서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20일 오전 대구의 한 대형마트에는 혼자만의 소비를 즐기는 ‘1코노미(1인+이코노미)’족들을 위한 식품, 가전품 등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소포장된 쌀과 작은 팩에 담겨 있는 손질된 여러 채소들, 한 손으로 감싸지는 캔 맥주, 소형세탁기와 냉장고 등이다. 가전의 경우 1인 가구가 거주하는 공간의 특성상 작고 간결한 물품이 선호된다.
1인 자취생 이기수(26·북구 대현동)씨는 소량 판매되는 야채, 과일 등을 즐겨 구매한다. 10알이 넘는 양파나 흙이 묻은 대파 등의 식재료들은 단기간에 섭취하기 어려워 두고두고 먹을 시 신선도를 보장할 수 없다. 손질하는 데에 꽤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소분 식재료를 구입하는 데에 한 몫을 한다.
이씨는 “혼자 살다보니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도 종종 있긴 하지만, 건강을 위해 직접 요리해먹자는 주의라 소분된 야채 등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에는 소형 세탁기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 “기존 자취방에 있던 세탁기의 경우 너무 커서 색깔별로 분류해 빨래하는 게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비율은 2015년 27.2%(520만3천440명), 2016년 27.9%(539만7천615명), 2017년 28.6%(561만8천677명)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대구지역에서도 2015년 25.8%(23만9천517명) 2016년 26.4%(24만7천444명), 2017년 27.4%(25만9천525명) 등 매년 1인 가구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혼자 사는 가구가 확산되면서 경제·산업 분야에도 1인 가구의 소비력이 미치는 중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1코노미족들을 사로잡기 위한 분석과 관련 제품 출시가 잇따른다.
현대자동차는 1인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상품성을 내세우며 오는 24일부터 신차 ‘베뉴’ 사전계약을 시작한다. 세련되면서도 실용적인 삶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했다. 이밖에도 편의점 배달서비스가 실시되고 혼밥 전문식당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등이다.
직장인 정희영(여·32)씨는 1인 전용 칸막이가 있는 식당을 선호한다. 혼자 여행을 가거나 영화를 보는 일에 익숙하다는 정씨는 바쁜 일과 중에 누군가와 시간을 맞춰 식사를 하는 게 오히려 어렵다고 전했다.
정씨는 “혼밥, 혼영(혼자 영화보기)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외롭다는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며 “앞으로 1인가구를 위한 제품이나 콘텐츠 등이 많이 생겨나고 놀이문화도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