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성품은 본래부터 착하다 (性善說)
사람의 성품은 본래부터 착하다 (性善說)
  • 승인 2019.06.20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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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전 중리초등교장
며칠 전 대구성당초등학교에서 대구교육대학교 4학년 교생 52명을 대상으로 ‘고전에서 배우는 인성교육’ 강의를 하였다.

조선은 오백년 동안 오상(五常)교육으로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교육을 하였다. 어쩌면 그것은 정도전의 심오한 유교정치의 실현을 위한 편리하면서도 수월한 방법이었을 런지도 모른다.

경복궁을 중심으로 한양 도성을 쌓았다. 그리고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이 있는 동쪽에 흥인지문(興仁之門), 우백호에 해당하는 인왕산 서쪽에 돈의문(敦義門), 주작에 해당하는 남쪽에 숭례문(崇禮門), 현무에 해당하는 북한산 북쪽에 홍지문(弘智門), 한양의 중앙에 보신각(普信閣)을 설치하였다.

한양의 4대문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들은 인의예지(仁義禮智)의 현판 글씨를 보면서 몸에 익히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한양 운종가에 있던 여섯 종류의 큰 상점인 육의전에선 보신각(普信閣)의 현판을 보면서 신용을 항상 생각하였을 것이다. 유교의 가르침을 적어 놓은 4대문의 현판이 나라의 시책이 되었음은 자명한 일이다. 가정에 있어서 가훈과 같은 역할을 하였던 것이고, 개인의 좌우명과 같은 구실을 하였을듯하다.

사실 인의예지(仁義禮智)라는 말은 맹자의 사단(四端)에서 살펴볼 수 있다. 단서(端緖)란 실마리 또는 시초를 말한다. 우물가에 서 있는 어린이가 갑자기 우물에 빠지려고 하면 누구든지 그 아이를 붙들어 구하려고 한다. 맹자는 이것을 측은지심(惻隱之心)이라 했다. 이것은 인(仁)의 단서이다.

구걸 온 거지에게 상스러운 말로 “에이 아침부터 재수 없어!”하며 동냥을 준다면 거지는 “에이 씨 너나 쳐 먹어라!”하고 도로 그릇을 내팽개치는데 수오지심(羞惡之心)이 있기 때문이다. 의(義)의 단서이다.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겸양지심(謙讓之心)이라 한다. 이것은 예(禮)의 단서이다.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아는 마음은 시비지심(是非之心)이라 한다. 지(智)의 단서이다.

맹자는 이러한 마음이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에서 생긴다고 보았다. ‘불인인지심’은 차마 남에게 잔인하게 하지 못하는 마음이다. 차마 남을 그냥 무심하게 지나쳐 보지 못하는 마음이다. 모두 착한 마음에서 생긴다.

강의를 마치고 나오니 밖에서 기다리던 교생 남의정(대구교대 과학교육과)이 맹자의 ‘성선설(性善說)’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아마 강의를 들으면서도 가장 궁금하였던 부분이었던 듯하다. 사실 맹자의 사단(四端)은 성선설의 바탕이 된다. 어짊, 옳음, 예의, 지혜의 네 가지는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이다. 이 인의예지(仁義禮智)에서 본능적인 것을 제외한 것이 맹자가 말한 성선설이다.

사람이 배고파 죽게 될 지경이 되면 도둑질을 하고, 너무 추워서 얼어 죽게 될 경우엔 나무로 만든 불상도 태워서 몸부터 따뜻하게 데운다. 이것은 본능이다. 전쟁에서 죽지 않기 위해 도망가는 도주본능이나 먼 곳에서 집을 찾아가는 귀소본능 같은 현상도 마찬가지이다. 특히 도주본능이나 귀소본능은 동물들이 더 강한듯하지만 사람들도 개인차에서 나타난다. 그래서 ‘짐승보다 못하다.’거나 ‘○새끼보다 못하다.’는 속담들이 나왔다.

성선설에서 본질과 본능을 혼돈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의 성품은 본래부터 선하다.’는 성선설의 본질은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단서가 되는 측은(惻隱), 수오(羞惡), 겸양(謙讓), 시비지심(是非之心)이다.

삼국유사의 첫 부분에도 ‘성인은 예악(禮樂)으로 나라를 세웠고, 인의(仁義)로써 백성을 가르쳤다.’고 했다. 표현의 순서가 바뀌었을 뿐 나라를 일으킬 때도 인의예지(仁義禮智)가 바탕이었다.

교생들이 앞으로 현직에 나가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법도 마찬가지이리라. 예절과 지혜(음악)로 교실 분위기를 만들고, 학생들을 어짊과 옳음으로 일관되게 가르치면 된다. 한 달간 교생실습기간에 남의정(대구교대 과학교육과)을 비롯한 모든 교생들이 어디서든지 주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맹자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항상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공경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항상 그 사람을 공경한다.’고 하였다. 퇴계 이황의 ‘경(敬)’사상도 마찬가지이다. ‘사람의 성품은 본래부터 착하다.’는 것은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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