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트럼프 친서에 “만족”…北美 협상 재개할까?
김정은, 트럼프 친서에 “만족”…北美 협상 재개할까?
  • 최대억
  • 승인 2019.06.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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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1면 ‘톱뉴스’ 보도
주민에 ‘교착 해소’ 우회 전달
한반도 정세 새 분기점 기대
“北 셈법의 변화 가능성” 전망
트럼프친서읽는김정은
트럼프 친서 내용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서를 읽고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하노이 노딜’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회담 결렬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고 남쪽에도 ‘중재자’ 아닌 ‘당사자’가 되라며 불만을 드러낸 이후 처음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공개하는 등 잇달아 유화 신호를 보내 주목된다.

23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사실에 김 위원장이 ‘만족한’ 반응을 보였다고 일제히 전했다.

친서를 읽은 김 위원장은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 능력’과 ‘남다른 용기’에 사의를 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친서를 읽고 있는 사진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필 사인으로 보이는 흔적과 함께 ‘밑줄’을 그은 듯한 표시가 보여 눈길을 끈다. 친서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은 ‘훌륭한 내용’이 담겨 있다며 만족을 표시하고 “흥미로운 내용을 심중히 생각해 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 왼쪽 상단에 해당 사진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전달 소식을 ‘톱뉴스’로 배치했다.

트럼프 대통령 친서에 상당한 무게감을 부여한 것이다. 현재 교착 상태인 한반도 정세에 이번 친서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우회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배치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전달 기사와 사진을 게재했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에 대해 “근본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서는 티끌만 한 양보나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대미 대치 기조를 이어왔지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상당히 무게감 있게 보도하고 김 위원장의 우호적 반응도 공개한 것이다.

특히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뿐만 아니라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주민들이 보는 대내용 매체들도 동일한 내용을 보도한 것은 협상 교착 상태가 풀려간다는 신호를 최고지도자 차원에서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주목할 내용은 북중정상회담 직후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바로 공개했다는 점”이라며 “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전략적으로 공개하고 잘 이어질 수 있도록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친서가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의 협상으로 이어질 단초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면 대화 복귀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재일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3일 북중정상회담 관련 기사에서 “조중(북중) 단결의 공고성을 과시한 평양에서의 수뇌상봉과 회담은 미국대통령에게 3차 조미수뇌회담 개최와 관련한 용단을 촉구하는 외교적 공세의 일환”이라고 언급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친서에 세부적인 내용까지 담기지는 않으니 구체적인 협상안 관련 내용은 아닐 것”이라면서 “북한의 입장에서는 셈법의 ‘변화 가능성’을 보고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대억기자 cde@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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