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리 통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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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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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순이가 되어

연이어 열흘째 돌을 캔다

과수원을 걸어 내려가면

내 눈에는 돌만 보인다

직업의식이다

거름을 내던 남편이 다가와 묻는다

“이 모든 돌들이 금덩이라면 어떨까?”

이 모든 돌들이 금덩이 라면?

남편과 나의 눈동자가

방향을 달리하여 번쩍인다

한순간 우리는 결론을 내렸다

“이 돌덩이가 금덩이가 아니어서 천만 다행”이라고

어느 듯 천천히 어둠이 내려와

과수원을 조용히 물들이고

이제는 돌도 나무도 보이지 않는다

하루의 고된 노동이 끝나는 순간이다

때 맞춰 찾아와 안식을 주는

어둠에 감사한다

◇박영미= 경북 청도 출생. 2007년 <사람의문학>으로 등단. 시집 <거룩한 식사>

<해설> 금이 비싼 것은 그것이 귀하기 때문일 것이다. 금이 사방천지 돌처럼 굴러 다녔다면 사람들이 그것을 쌀 한톨과도 바꾸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이 이제껏 캐낸 금의 양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20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한다. 어쩌면 사람들의 욕심은 눈에 비치는 허상을 쫓아 가는게 아닐까? 시인의 눈을 가리는 어둠이 깊어지는 순간 안식은 금보다 귀하게 된다. - 김연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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