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모내기철이 오면 필자의 발길을 이끄는 곳이 있다. 마치 삼각형의 의장대가 사열을 하듯 줄지어 서있는 가로수나무의 반영이 이중의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는 창원시 동읍리의 메타세쿼이아 길이 그 곳이다.
오늘도 전국에서 사진가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화석에서 발견되었다고 화석나무라고도 불리기도 한 이 나무는 성장속도가 빨라 국토 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수종을 선택하여 식재한 것이 오늘날 우리들에게 시각적 아름다움을 제공하는 부산물로 제공되고 있다.
하지만 들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현지 주민은 메타세쿼이아의 뿌리가 논바닥 쪽으로 무성하게 자라다보니 피해를 본다는 푸념 섞인 원망이 짠하게 들린다. 인근의 주남저수지 에서 잠자리를 마련하려고 백로 한마리가 석양에 붉게 물든 논으로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