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U-20팀, 정정용 감독 그리고 삼성라이온즈
대한민국 U-20팀, 정정용 감독 그리고 삼성라이온즈
  • 승인 2019.06.24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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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화 변호사·전 대구고등법원 판사
지난 일요일 새벽에 대한민국 U-20팀은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에서 3:1로 패하면서 준우승을 했습니다. 이강인은 최우수선수상 격인 골든볼을 수상하였습니다. FIFA가 주관하는 남자 대회에서 대한민국이 거둔 역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정정용 감독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냅니다.

일반인으로서 축구 전술을 다 알기는 어렵습니다. 이 번 대회를 통해 축구도 많은 전술이 있고 적시에 따라 경기 중에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 만큼 정정용 감독은 축구 경기에 임하면서 전술과 전략을 철저히 연구했던 것입니다. 대회 준우승은 그저 운으로 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정정용 감독의 경기 운영에 놀란 것은 8강전과 준결승에서 지쳐 있던 이강인을 교체해 준 것입니다. 절대 절명의 순간에 팀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이강인을 빼기는 너무나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이강인을 빼면 분명히 전력이 약해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선수가 너무 지쳤기 때문에 선수 보호와 다음 게임 대비를 위해서 결단했던 것입니다. 대한민국 어떤 감독도 그 순간에 그런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정정용 감독이 찬사를 받는 여러 이유 중에 단연코 꼽는 것은 선수들과의 인화(人和)에 있습니다. 감독이 아버지이자 삼촌이자 형님처럼 선수들을 대하니 선수들이 믿음으로 따르는 것입니다. 무릇 지도자는 덕(德)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우리는 피부로 알고 있습니다. 정정용 감독이 그런 지도자라서 우리는 더욱 정감독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부족했다고 답변하는 모습에 마음이 서늘했습니다. 충분히 칭찬받아도 되는 상황에서도 좀 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한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왜 우리가 부끄러운 것인가요? 무슨 일이 생기면 내 책임을 먼저 면하기 위하여 발뺌하는 우리의 모습이 비춰지는 것 같아 그런 것 같습니다. 매일 우리는 많은 뉴스를 접합니다. 대부분 정치, 사회, 경제 문제 등이 주요 이슈입니다. 그런 뉴스를 보면서 진정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는 모습을 본 지 너무 오래되었습니다. 국회가 장기간 개회되지 못한 채 세비만 축내는 국회의원들이 여전히 정치의 1면을 장식합니다. 어느 정치인도 진정으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정치인이 되려는 사람의 속성이 그런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추락하는 비행기에 승객수 보다 낙하산이 하나 부족했습니다. 그 순간 가장 먼저 낙하산을 집고 뛰어 내린 사람은 정치인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너무 급하게 뛰어 내려 배낭을 들고 뛰어 버린 것이었다는 외국 우화가 있습니다.

스포츠로 돌아와 주변을 보게 됩니다. 삼성라이온즈가 보입니다. 삼성이 늘 잘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삼성라이온즈는 삼성의 일계 계열사가 아닙니다. 삼성 팬의 입장에서는 삶의 일부입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단이나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의 경우는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로 대를 이어 그 구단 팬이 됩니다. 삼성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1982년 이래로 벌써 35년을 훌쩍 넘겼습니다. 그런 팀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삼성은 팀을 강하게 만들자는 의지도 없고 자존심도 없습니다. 프로야구 감독이 무슨 샐러리맨도 아니고 자신이 성적을 못 내면 스스로 사퇴해서 경각심을 선수나 구단에 심어줘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도 없습니다.

기아의 김기태 감독은 우승까지 한 감독이지만 스스로 책임져 사퇴했습니다. 그런데 삼성 김한수 감독의 경우는 경기마다 대처하는 모습을 일일이 거론하고 싶지도 않습니다만 그 결과에 책임을 벌써 졌어야만 했습니다. 이런 김감독의 무책임을 방기하는 것은 삼성 구단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보입니다. 외국인 선수를 수년 째 잘못 스카우트하는 것 봐서는 그 전문성이 없음이 이미 판명 난 상태입니다. 비단 스카우트만이 아니라 스탭 전체를 일신해서 새로운 삼성라이온즈를 만들어야 합니다.

귀중한 시간을 빼서 매번 야구장을 찾는 팬들을 무시하지 말 것을 경고합니다. 그 팬들 중 상당수가 꿈을 키우는 어린이와 청소년인 것을 알아야 합니다. 삼성 구단도 대구시민을 무시하지 말 것을 강력 경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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