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기념식’?
6·25전쟁 ‘기념식’?
  • 한지연
  • 승인 2019.06.24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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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은 뜻 깊은 일에 사용
전쟁과는 맞지 않아 부적절
동족상잔의 비극이라고 일컬어지는 6·25전쟁이 발발한지 69주년이 됐지만 여전히 전국 곳곳에서는 6·25전쟁 ‘기념식’이 치러지고 있다. 6·25전쟁의 참화를 기억하고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을 기리는 등 6·25전쟁을 ‘기념’하자는 것인데, 어감이 모호하다. 기념은 어떤 뜻 깊은 일이나 훌륭한 인물 등을 오래도록 잊지 않고 마음에 간직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국가적으로 기념하는 국경일에는 1945년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는 광복절, 일제강점기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에 알린 날을 기념하는 삼일절, 헌법을 만들고 널리 알린 날을 기념하는 제헌절 등이 있다.

국경일은 국가의 중요하고 ‘경사스러운 날’을 기념하기 위해 법률로써 지정한 날이다.

‘기념하다’라는 서술어 앞에 6·25, 살인사건, 임진왜란 등의 목적어를 넣어보면 이질감이 더욱 분명하게 와 닿는다. ‘6·25전쟁 기념식’, ‘임진왜란을 기념하다’ 등은 모두 적절치 못한 표현인 셈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6·25전쟁으로 인해 남한 민간인 99만960여 명이 학살되거나 사망하고 납치·실종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북한 민간인 155만여 명도 마찬가지다. 또 320만여 명의 피난민과 1천만여 명의 이산가족이 발생했으며 10만여 명의 전쟁고아가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6·25전쟁 기념식’이라는 행사 명칭은 전쟁의 참화를 기억하고자 하는 기존 취지나 의도를 퇴색시키는 꼴을 만든다.

도움말=경북대학교 한국어문화원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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