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국, 공존의 길 외면”
한국 “의총 추인 조건부 합의”
바른 “합의문대로 절차 진행”
여야가 80일 만에 국회 정상화에 극적으로 합의하는 듯했으나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실패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새협상은 없다”며 한국당의 조건 없는 국회 복귀를 압박했고, 한국당은 “재협상 해야한다”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앞서(24일) 국회 정상화 합의문에 서명했으나,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합의문에 대한 추인이 거부당하면서 국회 정상화는 불발됐다.
이에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은 공존의 길을 외면하고 끝내 오만과 독선의 길, 패망의 길을 선택했다”며 “국회정상화를 바라는 대다수 국민의 여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것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새로운 협상이 가능할 거란 착각은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반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사이버안보 이대로 좋은가’ 정책토론회 참석 직후 기자들을 만나 “합의 무효가 됐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과 재협상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의원들의 의견이 국민의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며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재협상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한 국립서울현충원 무명용사탑을 참배한 뒤 기자들을 만나 “실질적으로 재협상을 하지 않으면 국회를 열 수 없다”며 “민주당이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통과시키려면 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제 합의는 분명히 의총 추인을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 합의였고, 따라서 이 합의는 무효가 된 것”이라며 “그것은 국회 관례”라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은 정상화 합의문을 채 2시간도 되지 않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면서 “협상을 통해 만들어 낸 합의문이 거부당한 이상 더는 새롭게 협상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당의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어제 합의문에 따라 국회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6월 임시국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