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빠진 나경원, 당 안팎서 비난 쇄도
진퇴양난 빠진 나경원, 당 안팎서 비난 쇄도
  • 이창준
  • 승인 2019.06.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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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합의를 했는지 의문
사인 前 최고위에 올렸어야”
다른당 원내대표 신뢰 상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나 원내대표가 여야 간 지루한 협상 끝에 마련한 국회정상화 합의안이 24일 당 의원총회에서 “얻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김영우 의원은 2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합의문에는 줄기차게 주장했던 경제청문회나 최근 북한 선박 관련된 국정조사 요구 등이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다”며 “또 패스트트랙에 태워졌던 3가지 법안에 대해 우리는 완전한 여야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합의 결과가 거의 완벽하게 부결된 것인데 갑작스럽게 왜 이런 합의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나 원내대표가 합의문에 서명까지 하고나서 의총에서 부결돼 합의를 깬 모양새를 취하게 된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었다”고 충고했다.

곽대훈 의원은 전화통화에서 “패스트트랙 통과되던 날 의총에서 뺏지를 떼겠다는 심정으로 몸으로 막기로 결의했고 이후 도둑놈 소리까지 들었다”면서 “이제와서 이렇게 합의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 선거법에 목숨을 걸자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가 합의문에 서명하기 전에 의총이나 최고위에 물어보고 나서 해야 된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협상문에서 패스트트랙 법안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고 한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우리가 원했던 것은 ‘패스트트랙을 무효화’하라고 했던 것인데, 여당은 ‘합의하려고 했으나 안됐다’고 하면 그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합의 내용이 충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일단 사인을 하기 전에 최고위에 올려야 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패스트트랙 통과 이후 한국당은 줄기차게 패스트트랙 철회를 주장했는데 합의안에는 관련 내용이 없다”며 “오히려 한국당이 반대하는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숙제를 가져왔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한국당 의원들 대부분은 이번 사안이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지만, 최소한 협상에 임하는 원내대표의 재량권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 나 원내대표가 향후 협상 과정에서 이전보다 강경한 노선을 견지하고, 결국 국회 정상화 협상이 더욱 힘들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또한 협상 파트너인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와 신뢰도 상실했다. 특히 중재자 역할을 해온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은 정상화 합의문을 채 2시간도 되지 않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고 더는 새롭게 협상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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