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와 고비
굽이와 고비
  • 승인 2019.06.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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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수

강물도 흐르면서 몸살을 깊이 앓는다

숱한 굽잇길을 유유히 감돌지만

뒹구는 물방울들은 고비마다 숨이 차다

바윗등 넘어서면 벼랑길로 떨어지고

가풀막 지나면서 자빠지고 또 소쿠라지고

물기둥 높이 세웠다 거품으로 가라앉고

한 굽이 넘어서면 또 한 고비 마주치고

정말로 끝장일 때도 새로운 길을 만나는 삶

바다를 만나기 전에는 강의 끝이 아니다

◇서태수=《시조문학》천료, 《문학도시》 수필, <한국교육신문> 수필 당선, 수필집 『조선낫에 벼린 수필』 외, 낙동강 연작시조집 『강이 쓰는 시』 외, 평론집『작가 속마음 엿보기』, 낙동강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부산수필문학상 외.

<해설> 인생살이에는 어디를 어떻게 살든 굽이가 있고 고비도 있다. 뱃길은 만경창파요 뭍길은 구절양장 아니겠는가. 그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주는 실체가 강물이다. 한 방울 청정한 석간수로 태어나 개울을 이루어 산골짝을 휘돌고 감돌다가 때로는 천 길 낭떠러지를 만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물길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폭포를 지나고 숱한 고비를 넘기며 휘돌아야 비로소 강물이 된다. 평탄한 들판도 강물이 탄탄대로를 가듯 편안하게 두지 않고 굽이굽이 휘돌아 흐른다. 강은 바다를 만나야 강의 끝이 된다.

강물은 정말로 끝장일 것 같은 때도 새로운 길을 만나면서 흘러 온 역사의 실체다. 인생도 그런 길을 가는 것 아니겠는가.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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