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교육으로 아이들은 성장한다
예술교육으로 아이들은 성장한다
  • 승인 2019.06.2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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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견숙 경대사대부초 교사
6월 21일부터 2주 간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DIMF)이 열린다. 세계 각국의 뮤지컬 23편이 대구시 공연장 곳곳에서 펼쳐지고, 대학생뮤지컬페스티벌, 특별공연, 백스테이지 투어 등 다양한 부대행사까지 마련되어 있다. 뮤지컬 중심 도시를 구축하고자 하는 대구시의 의지를 꾸준하게 보여주는 축제가 아닐까 한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대구의 뮤지컬이 조금씩 그 저변을 넓혀가는 모습 역시 흥미롭다.

대구의 교육연극 역시 해를 더해가면서 그 열정을 더하고 있다. 2012년 학생문화센터에서 학교폭력 예방을 주제로 한 세미 뮤지컬 ‘선인장 꽃피다’를 자체 제작·공연하면서, 교육청 단위에서 연극의 교육적 효과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2014년부터는 관람을 넘어서서 대구 학생들이 직접 공연에 참여하며 대구의 대표적 교육연극 사례로 남았다. 시즌 2까지 공연이 이어지던 ‘선인장 꽃피다’는 학교폭력과 진로 탐색을 연극으로 풀어보려는 시도였다. 지난 달 대구228기념학생도서관에서 치렀던 ‘연극으로 책 읽기’ 프로그램이라든지, 몇 년째 꾸준히 열리고 있는 대구교육연극축제, 교사 대상의 교육연극 연수 프로그램의 개최 등은 아직 그 발전 방향을 모색할 사안이 많다 할지라도, 대구교육연극의 진일보라 생각한다.

예술교육에 대한 대구의 관심이 잘 드러나는 또 다른 행사로 학생문화센터에서 열린 대구학생예술축제를 들 수 있다. 지난 5월, ‘Play Art, Make Art!’를 주제로 일곱 번째의 축제를 펼쳤던 대구학생예술축제는 학생 주체의 축제로서는 이례적으로 장장 4일에 걸친 긴 호흡의 행사다. 232팀의 무대 공연은 연극을 비롯하여 오케스트라, 뮤지컬, 합창, 밴드, 무용 등 장르를 넘나든다. 공연 외에도 300여 점의 전시, 16개의 예술 체험 프로그램 등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예술의 성격을 띠고 있다. 대구의 정책적 자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예담학교의 발표회도 빠질 수 없다. 인문계 학생들이 뒤늦게 발견한 예술적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곳이 ‘예담학교’다. 그러고 보면 대구는 예술교육에 관심이 높다.

물론 축제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모든 공연을 빠짐없이 보기란 실상 어렵다. 어떤 학교는 부랴부랴 자신들의 공연 시간에 맞추어 왔다가 가기에 급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또 그러면 어떠랴. 학생들 자신이 그 때만큼은 주인공이 되어 무대에 오르는 특별한 경험을 갖는 것. 그리고 그 자리에 서기까지의 순간들은 학생들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주리라고 믿는다. 물론 별로 봐줄 사람 없는 공연 한 번만을 위해서라면, 혹은 기성의 공연과 같이 공연만의 완성도만을 따진다면 행사 자체의 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사실 교육연극을 비롯한 예술교육의 효용성, 예술의 교육적 적용 가능성에 대한 연구는 학계에서 2000년대 이후부터 최근까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연구자들은 교육연극에 대한 종속변인들로 교과 교육의 수월성이나 효율성은 물론 사회성 구축, 상호작용, 한국어 학습, 다문화교육, 창의성 등의 넓은 영역의 항목들을 선택하고 있다. 그 적용 대상도 다양하여 유아에서부터 지적장애 학생과 같은 특수학생에까지 아우른다. 한 연구결과에서는 교육연극이 자기표현(self-expression)을 실현한다는 예술 고유의 성격을 넘어서서, 새로운 장면들과 만나며 자신의 표현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성찰은 예술교육만이 가질 수 있는 창의적인 힘이며, 이를 통하여 아이들은 성장한다.

매년 10월 경, 딤프 행사가 끝날 즈음해서 계명문화대학교에서는 고교생 뮤지컬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 이제까지 4회 개최된 이 행사는 딤프의 후원을 받아서 열린다. 딤프의 전문 운영자들이 본선의 심사와 발표, 시상을 맡아주거나, 딤프 자체에서 주는 특별상을 마련하는 등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인력을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지난 5월에 열린 대구청소년연극제까지 더하여 생각해 보자면 무대의 주인공들은 모두 대구의 학생들이었다. 이렇게 시대와 세대를 허무는 예술의 자리에서 지금까지 학교와 교육청의 테두리 안에서 열고 있는 우리의 표현방식을 돌아볼 필요는 있다. 극장 등을 대관한다든지, 강사를 모집한다든지 하는 단편적인 참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사회와 더불어 계획하고 펼쳐가는 예술의 장은 지역의 특색으로, 대구교육의 묘미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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