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돌라도 매달아 두지 않았는데
밝아오는 해는 어떻게 창을
열고 들어 왔지?
창 큰 베란다까지 자라 오른다
수북한 새소리
째재재재짹삐삐삐리리총초롱총초로로롱
멀리 있다고 안 들리는 것이
새 소리가 아닌 듯
가깝기 때문에 들리지 않던
혀의 지저귐들
고요와 분주가
자리바꿈 하는 그 자리
너와 나의 그리움은
밤새 똑 같았구나
◇김건희=미당문학 신인작품상 수상 등단, 이상화문학제 백일장 대상, 최충문학상 수상, 형상시학 회장
<해설> 일정의 고요와 분주가 자리바꿈하는 새소리 받아쓰기는 베란다까지 자라 수북한 새 지저귐이 쌓여갈수록 너와 나는 똑 같은 그리움에 취했다는 자괴감에 사로잡힌다.
한결 간결한 시어들로 애틋한 사랑을 노래한 시인의 능력이 돋보이는 정갈한 서정의 시다.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