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의미는 크지만 …
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 의미는 크지만 …
  • 승인 2019.07.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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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역사적인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분단의 상징이자 6·25의 상처를 간직한 판문점에서, 또 예정된 회동이 아니라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관계가 소원해진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제안에 김 위원장이 응답함으로써 정전선언 66년 만에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자유의 집으로 장소를 옮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예상을 깨고 배석자 없이 53분간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잠깐 사진을 찍는 정치적 ‘쇼’로 보기에는 너무 긴 시간이다.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주도로 2∼3주간 실무팀을 구성해 협상을 하겠다“며 앞으로 많은 복잡한 많은 일이 남았지만 속도보다는 올바른 협상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남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좋은 일’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북, 북미 간 상황이 순조롭지 못한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해 한미정상회의를 갖고 이어서 남북분단의 현장인 판문점에서 북미정상이 평화의 악수를 하고, 남북미 정상이 전격회동이 성사된 것은 역사적으로 높이 평가받을 일이다.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 간 회동이 그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 획기적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판문점 북미 정상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통령도 함께 하는 장면이 연출되지 못하고, 자유의 집에서도 북미 정상만이 대화를 이어감으로써 나라 체면이 말아니게 구겨졌다. 북핵문제의 당사자인 우리로서는 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북한의 ‘오지랖 발언’을 감안한 것일 수 있고 또 북·미간 물밑 접촉이 변수가 되었겠지만, 우리 정부의 외교력에 문제가 있음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북미 정상의 판문점 상봉이 정치적 이벤트를 넘어서는 의미를 가지려면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북미 간의 의견 차이를 감안하면 낙관하기는 이르다. 미국은 핵을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폐기와 제재완화를 맞바꾸는 빅딜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단계적 비핵화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중재자를 자처하는 한국의 처신이 중요하다. 특히 한미 간 비핵화와 제재해제의 선후관계를 둘러싼 엇박자를 경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적처럼 속도보다는 좋은 협상을 하겠다는 신중한 자세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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