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공무원 일부 파업' 텅 빈 급식실…학생들 빵·도시락으로 점심 때웠다
'비정규직 공무원 일부 파업' 텅 빈 급식실…학생들 빵·도시락으로 점심 때웠다
  • 장성환
  • 승인 2019.07.0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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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대체 급식으로 혼란 예방
학부모 도시락 준비에 불편 호소
급식 조리원과 돌봄 교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한 첫날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총 206개 학교가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미리 예고됐던 파업인 만큼 학교 측에서 빵과 음료를 나눠주거나 도시락을 싸오도록 하는 등 조치를 취해 현장의 큰 혼란은 없었다.

3일 낮 12시께 대구 수성구 범물동 범일중학교의 점심시간은 평소와 달리 학생들로 가득 차 왁자지껄해야 할 급식실이 텅 비어있는 모습이었다. 2·3학년 학생들은 시험을 치른 뒤 바로 귀가했고, 자유학기제 중인 1학년 학생들만 교실에 남아 학교에서 나눠주는 빵과 주스를 먹었다.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장난도 치며 큰 불편함 없이 점심을 즐겼다. 후식으로 젤리를 가져와 친구들과 나눠 먹는 학생도 있었다. 4일과 5일에는 학생들이 도시락을 가져와 점심을 해결한다.

범일중 1학년 공하랑(14)군은 “맨날 급식만 먹다가 이렇게 빵을 먹으니 느낌이 새롭다”며 “가끔 빵이나 도시락을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학부모들은 급식 공백으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김은주(여·46)씨는 “직장 출근 준비로 아이한테 아침 차려주기도 벅찬데 도시락까지 싸야 하니 너무 힘들다”며 “파업을 하시는 분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학생이나 부모한테 피해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유치원과 특수학교, 초·중·고교 등 지역 478개 공·사립학교에 근무 중인 학교 비정규직 공무원 7천865명 중 45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해 단설유치원 2곳, 초등학교 34곳, 중학교 8곳, 고등학교 2곳 등 47개 학교에서 급식을 제공하지 못했다. 이에 24개 학교는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하고, 19개 학교는 빵과 음료 등을 제공했다. 4개 학교는 아예 단축 수업을 진행해 급식에 신경 쓰지 않도록 조치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급식 중단 등으로 학부모님들께서 걱정이 많으실 줄로 아는데 교육 관계자 모두가 합심해서 공백 없이 잘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북도 마찬가지였다. 지역 공·사립학교 공무직 9천500여 명 가운데 88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하며 790여 개 학교 중 159개 학교가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이들 학교 가운데 82곳은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를 나눠줬으며, 38곳은 개인 도시락을 가져오도록 했다. 10여 개 학교는 단축 수업을 하기 위해 학사 일정까지 조정했다.

경북도교육청은 파업 기간 별도 상황실을 설치해 운영하는 한편 단계별·직종별·쟁의행위 유형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등 신속한 보고 체계를 수립할 수 있도록 했다.

장성환기자 s.h.jang@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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