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같은 아빠 되기 어렵지 않아요”
“친구같은 아빠 되기 어렵지 않아요”
  • 한지연
  • 승인 2019.07.0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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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일·가정양립지원센터 ‘신통남’ 참가자 채석규씨
가족 회의 열고 집안일 하며
남편·아빠의 역할 곱씹어봐
“이젠 아이가 먼저 다가와 행복
회사에 일-가정 양립 문화 전파”
양성평등가정
‘워킹대디’ 채석규(42·롯대백화점 대구점 기업문화매니저)씨가 대구일·가정양립지원센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자녀에게 샌드위치를 만들어주고 있는 모습. 채석규씨 제공

롯데백화점 대구점 기업문화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는 채석규(42)씨는 아빠 경력 10년 차의 ‘워킹대디’다. 채석규씨의 중대 목표 중 하나는 일터와 가정에서 각각 노력하는 직장인이자 아빠, 남편이 되는 것. 일·가정 양립이라고 하면 흔히들 ‘워킹맘’, ‘경단녀(경력단절 여성)’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워킹대디의 역할에 주목하고자 했다.

최근에 그는 집에서 소파, 리모컨과 한 몸이었던 지난날들을 청산하고 있다. 대구일·가정양립지원센터의 ‘신통남’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다. ‘신나는 아빠, 통하는 남편, 멋진 남자’ 프로젝트를 통해 지난 22일까지 다양한 미션과 실습을 치러냈다. 주말동안 가족과 함께 외출하기, 가족회의 열기, 자녀 특성이나 성향 알아보기, 집안일 동참하기, 배우자 발 씻겨주기 등이다.

프로젝트 과제를 수행하면서 비교적 보수적이라고 일컬어지는 대구지역에서 남편이나 아빠로 살아가는 의미를 되새겨봤다. 복리후생, 노무 등을 담당하며 직원들에게 ‘워라밸’을 강조하는 그이지만, 일과를 마친 후 정작 아내나 자녀들에게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봤다.

아내 김선아(38)씨는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 지난 2010년까지 남편과 함께 근무했었다. 당시 큰아이가 생기면서 양육을 위해 사표를 써냈고 2년이 지나 딸아이가 태어났다. 두 자녀가 모두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까지 일을 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작년부터는 난타수업 등 방과 후 프로그램 강사로 조금씩 일을 하면서 자녀를 키울 때와는 또다른 활기를 얻고 있다.

채석규씨는 “아내가 일을 그만둔 후 공허함이 컸을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했다. 아내와 10년 넘게 부부로 살아가면서도 모르거나 잊고 지냈던 것들이 많다”며 “‘신통남’ 프로그램에서 수행했던 과제들은 현재까지도 실천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부족했던 부분을 조금씩 메워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장 큰 변화로 배우자와 자녀들의 긍정적인 반응과 관계개선을 꼽았다. ‘바쁜 남편’, ‘주말에 누워있는 아빠’ 등에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남편’이자 ‘친구 같은 아빠’가 됐다. 초등학교 1학년인 둘째 딸은 자발적으로 ‘가족데이’라는 명칭을 짓고 한 달에 한 번씩 가족이 다함께 모여 잠드는 날을 만들기도 했다.

자녀이야기에 함박웃음을 짓던 그는 “예전에는 아빠한테 잘 오지도 않았던 아이들이 먼저 와서 달라붙고 종알종알 떠드는 모습을 보면 절로 행복해진다”며 “기업 내 직원들에게도 일과 가정이 모두 즐거울 수 있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센터와 연계한 상담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지연기자 jiyeon6@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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