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옥따옥 슬픈 따오기
따옥따옥 슬픈 따오기
  • 승인 2019.07.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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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후섭 아동문학가·교육학박사
새의 이름은 그 소리에 바탕을 두고 지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뻐꾸기와 까치, 소쩍새 등이 그러합니다. 따오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따옥따옥 하며 운다하여 지어진 이름으로 보입니다.

일전 보도에 따르면 지난 40여 년 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던 따오기를 경남 창녕 우포늪에 열 마리를 방사하였다고 합니다. 그 동안 시설에서 보호를 받으며 적응 훈련을 받은 따오기를 마침내 자연의 품으로 돌려보낸 것입니다.

따오기는 19세기 전반까지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철새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1979년 멸종되었다고 합니다. 따오기는 몸길이 75㎝에 날개 길이 44cm, 부리 길이 20cm 정도인 우아한 새입니다. 영어권에서는 Crested ibis라고 부르지만 학명은 일본이 먼저 차지하여 Nipponia nippon이 된 것이 안타까운데 멸종까지 되고 보니, 우리가 그 동안 환경을 너무 많이 파괴해 왔다는 것을 부끄럽게 합니다.

따오기는 겨울을 나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철새입니다. 19세기 말 영국 외교관 찰스 캠벨은 한국의 조류를 관찰한 뒤 ‘한국에서 따오기는 겨울과 봄에 쉽게 볼 수 있는 새’라고 기록했습니다. 1911년만 해도 수천 마리의 따오기가 무리지어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는 기록이 있고, ‘따오기’라는 동요가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 친숙한 새였습니다. 그렇지만 차츰 우리나라에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따오기는 백로류와 비슷하지만, 정수리에서 뒷목 목덜미까지 흰색 깃털이 방사형으로 길게 나 있는 게 특징입니다. 또한 붉은색 머리가 인상적인데, 피부가 깃털 없이 겉으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따오기는 구부러진 부리와 붉은 머리가 특징입니다. 부리가 구부러진 것은 진흙 속에서 먹잇감을 찾기 좋도록 진화한 결과입니다. 따오기는 진흙 속에 부리를 넣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면서 먹이를 찾아 먹습니다. 그런데 먹이 사냥터인 습지가 사라지고 농약으로 먹잇감이 줄어들면서부터 저어새과의 이 따오기는 그만 살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그리고 따오기 몸속에 농약이 쌓이면서 알껍데기가 얇아지는 기형이 생겨 역시 번식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일본과 러시아에 살던 야생 따오기도 대거 사라졌습니다. 그리하여 현재 중국 일부 지역에서만 소수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따오기는 현재 ‘멸종위기종’입니다.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경고가 들어있는 말입니다. 따오기는 도시화가 이루어져 숲과 습지가 줄어들자 안심하고 둥지를 틀고 먹이를 잡을 수 있는 곳을 쉽게 찾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농약 살포로 따오기의 먹이인 개구리, 도롱뇽, 미꾸라지, 게, 가재, 우렁이 같은 수생동물 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말았습니다.

이에 우리나라와 일본은 중국에서 따오기를 들여와 인공번식을 해 수를 늘리고 있습니다. 일본은 1999년부터 인공번식을 시작해 2008년 방사했는데 자연에 순조롭게 적응해 번식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를 들여와 300마리 이상을 키워내었습니다. 이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수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따오기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환경 보호가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지금은 따오기가 살아가기 좋은 조건을 갖추었다고 판단되는 우포늪에서 우선 방사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에서는 지혜의 신 토트(Thoth)의 얼굴을 따오기에서 빌렸다고 합니다. 사람의 몸에 구부러진 부리를 한 따오기 머리가 붙어 있습니다. 이집트에 사는 따오기는 동북아시아 따오기의 사촌뻘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초승달을 신성시했는데, 따오기의 구부러진 부리가 이와 닮아 신성한 동물로 꼽혔다고도 합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입니다. 이제 이러한 따오기가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는 환경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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