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기본과 원칙이 경제다
[박명호 경영칼럼] 기본과 원칙이 경제다
  • 승인 2019.07.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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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 총장
“불황의 유일한 원인은 호황”이라는 프랑스 경제학자 쥐글라르의 말이 실감나는 오늘이다. 다들 어렵다는 말뿐 어떻게 풀어야 할지는 제 각각이다. 정부나 몇몇 민간연구소에서는 하반기부터 우리 경제가 하락세를 벗어나 경기 전환이 이뤄질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 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극단적인 비관론이 우세, 한국경제의 추락이나 파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

솔직히 한국은 지난해 수출액으로 따진다면 세계5위다.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다음이다. 상상도 못할 쾌거다. 이런 기적과 같은 쾌거를 거머쥐고도 우리의 서민경제는 날로 심각해져 가고 있다. 골목상권이나 재래시장에서는 개점휴업이 다반사고 폐업하는 로드샵도 속출, 서민가계는 죽을 맛이다. 덩달아 중소기업들도 일감부족에 자금난 까지 겪으며 아우성이다. 20세기 말 금융위기 때 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 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다 원전 축소 내지 폐지에 따른 여파 등 등 우리 경제의 악재는 주위에 지천으로 널려있다. 여기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대두와 세계 양대 경제대국 사이의 무역 분쟁, 미국을 비롯 몇몇 선진국을 제외한 세계적인 불황국면, 이란의 핵문제, 반도체 등 우리 주요 수출품목 수요 감소와 가격경쟁력 약화에 최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까지 겹쳐 그야말로 파김치다.

국민들은 경제의 실상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이 이 같은 심각한 경제위기의 배후임을 잘 알고 있다. 물론 국가경제의 어려움이 반드시 정부의 정책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에 못지않게 기업이나 가계도 책임은 크다. 강소기업이 많고, 소비의 미덕이 제대로 발휘되는 나라는 세계경기나 정부정책의 변화에 쉽게 휘둘리지 않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휘둘리지 않는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기본과 원칙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들고 위험 요인이 불어 닥친다 해도 기본과 원칙이 바로 서 있으면 그 기업이나 가계는 충분히 역경을 헤쳐 나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그 결과는 심각해 질 수밖에 없다.

대구에서 40여 년 동안 성장한 A기업. ‘세계최일류기업’이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초일류’가 아닌 ‘최일류’란 생소한 슬로건에 끌려 그 기업에 질문을 던졌다. 돌아 온 답은 의외로 단순 명확했다.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을 세계에서 최고로 인정받아 계속 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라도 기업경영에서 기본과 원칙을 지켜 온 것이 곧 성장의 바탕이었다”고 덧붙였다.

보잉사의 CEO 재임스 맥너니도 “화려한 스킬 보다는 강력한 기본이 기업의 힘”이라고 갈파했다. 이는 경영자는 강력한 기본을 갖추려는 노력을 기업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모든 개체나 조직에는 기본이 잘 갖추어져 있고 특유의 원칙이 정립돼 있어야 성공이 보장됨은 당연한 원리다. 특히 생산 경제의 주체인 기업이야 말로 바른 자세와 원칙을 견지해야만 제대로 된 기업 활동을 펼쳐 나갈 수 있다. 자동차 대량생산 체계를 처음 갖춘 H 포드는 “경제적으로 올바른 것은 도덕적으로도 올바르다. 좋은 경제와 좋은 도덕 사이에는 모순이 있을 수 없다”고 했는데 이 말도 실은 기업이 갖춰야 할 기본의 우회적인 표현이 아닐까 싶다.

원칙이 정해지고, 정해진 원칙을 실행하는 일도 기업으로서는 당연히 감내해야 할 덕목이다. 인도의 다국적 복합기업 타타그룹 라탄 타타회장은 “원칙이 최고의 전략”이라고 했다. 그것은 비즈니스의 초석이 되고 나아 갈 방향을 비춰주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원칙은 행동의 기준이고 사업의 결정 기준이 된다. 자원의 투입, 업무의 처리방식, 고객을 대하는 태도 등 모든 것이 원칙의 적용 대상이다. 성공한 기업은 구성원 모두가 원칙을 이해하고 중시하며 현실경영에 잘 적용한다. 원칙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진실인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준다. 원칙을 가지고 행동하면 성공했던 실패했던 결과를 원칙에 비추어 평가 할 수 있고 새롭게 개선해 나갈 수 있다. 그리고 성공의 잣대를 수익이나 성장 등 기업 내부에만 두지 않고 종업원의 행복, 고객과 사회 그리고 국가에 대한 헌신에 두게 된다.

성공을 위해 경영자는 끊임없이 비즈니스 트렌드를 읽고 기업경영에 적용해 나가야 한다. 새로운 경영이론이나 기법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원칙과 기본을 갖추는 일 보다 우선이 되는 것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복잡한 이론에 휩쓸리지 말고 교과서로 되돌아가는 일이 중요하다. 기업경제나 경영에서 어려울수록 정답은 교과서에 있다.

호시노 리조트 사장 호시노 요시하루는 “기업재생의 원칙을 교과서에서 배웠다”고 술회한 적이 있다. 교과서 지식은 단순 명료하면서도 기본과 원칙이 그 바탕이질 않는가.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도 더욱 강하고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이번 여름휴가 길에 원칙과 기본을 염두에 두고 차분히 경영학과 경제학 교과서를 읽어 보았으면 싶다. 내친김에 마케팅이나 심리학과 사회학 교과서도 함께 권유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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