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문서 ‘근로’ 표기, 노동으로 바꿔야”
“공공문서 ‘근로’ 표기, 노동으로 바꿔야”
  • 정은빈
  • 승인 2019.07.07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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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자 달서구의원 자유발언
“근로보국대서 비롯한 일재 잔재
구청 규정 명칭·내용 정비”촉구
최근 일본제품 불매 여론의 확산 추세 속 공공문서 등에 쓰인 단어 ‘근로’를 ‘노동’으로 변경하자는 요구가 나왔다.

대구 달서구의회 이신자 구의원(기획행정위원회)은 제263회 제1차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근로보국대와 조선근로정신대에서 비롯된 ‘근로’라는 단어는 일제 잔재”라며 “올해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4·11) 100주년을 맞아 달서구 규정 명칭과 내용을 일괄 정비할 것을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이 구의원은 “근로는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부지런히 일한다’는 수동적인 의미가 있는 반면 노동은 ‘사람의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해 육체·정신적 노력을 들인다’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행위다”면서 “노동이라는 단어 가치는 남북 냉전 대결구도 아래 폄훼됐다”고 주장했다.

‘자치법규정보시스템’ 검색 결과 대구시청의 경우 ‘근로복지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 등 조례 1개, 규칙 1개, 훈령 3개 총 5개 자치법규에 근로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다. 달성군청도 조례 2개, 훈령 3개에 근로를 써 8개 구·군청 중 가장 많았다. 남구·동구·북구·중구는 각 훈령 3개, 서구·수성구·달서구는 각 훈령 2개에 근로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노동과 근로는 그동안 기념일과 법률 명칭 등 공적 표현에 번갈아 쓰였다. 예를 들어 ‘근로자의 날(5·1)’은 ‘노동절’과 혼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노동 단체는 미국이 1886년부터 매년 개최한 ‘Workers‘ day(노동자의 날)’를 본 따 1923년 ‘노동절’이라는 이름으로 첫 행사를 열었다.

1958년 당시 정부는 노동절을 공식 행사로 인정하고 대한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신) 창립일인 3월 10일로 날짜를 옮겨 행사를 치렀다. 이어 1963년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기념일 명칭은 근로자의 날로 변경됐다. 날짜는 1994년 다시 5월 1일로 바뀌었지만 명칭은 그대로 쓰이고 있다.

서울시청은 지난 3월 자치법규에 쓰인 근로를 모두 노동으로 바꿨다. 서울시의회는 3월 22일 조례·규칙 심의회에서 53개 조례에 쓰인 근로를 노동으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조례 일괄정비를 위한 조례안’을 의결하고 같은 달 28일 공포했다.

이를 대구지역에 적용하기 위해선 단어 정비 필요성에 대한 공론화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에서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데 일부만 바꾸어 쓰면 주민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어 통일이 필요하다”며 “어느 단어가 맞는지를 떠나 상위법에 이미 근로라는 단어가 공식으로 쓰이고 있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가능한지도 검토해봐야 한다. 국회부터 정비한다면 지자체도 순차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순조로울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정은빈기자 silverb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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