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자랑스럽지만…
‘한국의 서원’ 세계유산 등재 자랑스럽지만…
  • 승인 2019.07.0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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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교육기관인 ‘한국의 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안동 도산서원-병산서원, 영주 소수서원, 경주 옥산서원, 달성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장성 필암서원, 정읍 무성서원, 논산 돈암서원 등 9개 서원이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석굴암과 불국사(1995), 백제역사유적지구(2015) 등에 이어 국내 14번째로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보유한 나라가 된 것이다. 이중 5곳이 우리 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니 자랑스러운 일이다.

한국 서원은 시공과 인류를 초월하여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평가 받았다. 한국 서원은 지난해 불교문화 유산인 양산 통도사,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등 한국의 고찰이 유네스코에 의해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국가적 브랜드를 부쩍 상향시켰다. 우리의 문화유산인 서원이 세계가 지켜야 할 인류유산으로 공인 받은 것에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이다.

한국서원의 세계유산 등재는 국격을 높이는데도 기여했다. 서원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 베트남에도 서원은 있다. 한국 서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자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중국 문화재를 한국이 ‘약탈했다’며 얼토당토 않은 논리를 동원했지만 중국의 자존심을 깎아내렸다는 점에서 적잖이 통쾌한 일이다.

세계유산으로 인정받으면 국민은 물론 외국인의 관심도 커져 관광객이 늘어난다. 이를 계기로 지자체나 주민들이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것은 자연스럽기도 하다. 다만, 유산 보호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지나치게 경제적 목적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지정한 것은 그 유산을 원형대로 잘 보존하라는 뜻에서다. 유네스코는 유산 훼손행위를 경계할 뿐 아니라 인위적 복원도 반대한다.

한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보존과 활용이라는 향후 과제가 대두된다. 한국의 서원 9곳과 관련된 광역지자체와 기초지자체만 14개에 달한다. 법적보호를 받는 관리단이 만들어지거나 통합된 보존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서원을 둘러싼 자연환경이 명승으로, 고유한 자연관을 보여준다는 점이 평가를 받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건축물뿐 아니라 주변경관도 보호대상이다. 성숙한 시민의식도 필요하다. 2010년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던 경주 양동마을이 늘어난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은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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