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슬픔도 다 빠져나가면
환한 바다가 펼쳐질까
망자, 무언가 이루었다 해도
마지막 가는 길은
구불구불 오줌줄기
감포 가는 길에 만난 상여는
추령재 백년찻집에 잠시 들러
처용의 그림자를 태운다
지금 실려 가는 망자의 무게가
받쳐 든 상여꾼의 어깨를
지그시 누르는데
멀리서 펼쳐 든 손짓, 감포 바다는
길의 후미를
속치마 솔기로 쓸고 있다
◇오상직= 경북 의성 출생, 亞細亞文藝 詩 등단, 한국문인협회 회원, 형상시문학회원, 아송문학회 대구지역장, 세계모덤포엠 작가회, 낙동강문학 동인.
<해설> 구불구불 추령재 넘어 가는 망자의 길. 그가 평생 모아둔 무게란 것이 삶의 값어치를 뺀 기껏 열두 명 사내의 어깨를 누르는 힘인 것이다. 감포 앞바다는 평생 그만큼의 무게를 삶이라고 건넨 것이다 더는 욕심이라며 ……. -정광일(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