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물 투구로 실점 틀어막아
경기는 아메리칸리그 4-3 승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한국인 최초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올스타전 선발 등판에서 1이닝 무실점 역투로 새 이정표를 세웠다.
류현진은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필드에서 열린 제90회 MLB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 올스타의 선발 투수로 1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역대 빅리그에서 활동한 한국인 투수로는 최초이자 아시안 투수로는 1995년 노모 히데오(당시 다저스)에 이어 두 번째로 ‘별들의 무대’ 선발 투수로 마운드를 밟았다.
박찬호(2001년), 김병현(2002년), 추신수(2018년)에 이어 한국인 빅리거 4번째로 올스타전 초대장을 쥔 류현진은 전반기 빅리그 전체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1.73)를 달린 대투수답게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며 무실점 투구로 할당된 1이닝을 마쳤다.
박찬호는 2001년 올스타전에서 칼 립켄 주니어에게 홈런을 맞고 1이닝 동안 1실점 했다.
이 홈런이 결승점이 된 바람에 박찬호는 패전투수가 됐다.
김병현은 2002년 올스타전에서 내셔널리그의 7번째 구원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⅓이닝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2점을 줘 블론세이브를 남겼다.
두 선배와 달리 류현진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임무를 끝내 역시 무실점으로 1이닝을 던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선발 투수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보조를 맞췄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득점권 피안타율 0.110에 그칠 정도로 극강의 짠물 투구를 보인 류현진의 위기관리 능력이 올스타전에서도 빛났다.
공 12개를 던져 7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올스타전 데뷔전을 평균자책점 0으로 기분 좋게 마쳤다.
24년 전 올스타전에서 첫 아시아 선발 투수의 영예를 안은 노모도 당시 2이닝 동안 삼진 3개를 뽑아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등판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상기된 표정으로 “세 타자로 끝내고 싶었지만, (스프링어에게) 빗맞은 것이 안타가 됐다. 그래도 기분 좋게 내려왔다. 재밌게 잘 던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는 4-3으로 이겨 2013년 이래 7년 연속 내셔널리그 올스타를 눌렀다.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로스터 32명은 승리 상금 80만달러(약 9억4천500만원)를 나눠 갖는다.
올스타전 ‘별 중의 별’인 최우수선수(MVP)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우완 투수 셰인 비버가 차지했다.
비버는 1-0으로 앞선 5회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해 윌슨 콘트레라스(시카고 컵스), 마르테,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비버는 선발 투수로 전반기에 8승 3패, 평균자책점 3.45를 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