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넘는 낙차가 보여준 몽환적 물안개
100m 넘는 낙차가 보여준 몽환적 물안개
  • 박윤수
  • 승인 2019.07.1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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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수의 길따라 세계로
아프리카<11> 리빙스톤, 빅토리아폴스타운
짐바브웨 폴스타운 숙소 방문
자면서 폭포소리 들을 수 있어
‘카자유니 비자’ 발급 받으면
한 달간 2개국 복수 이동 가능
빅토리아폭포
빅토리아폭포.

터미널을 떠난 버스는 번듯한 건물이 즐비한 도심을 지나 약 430km 떨어진 리빙스톤으로 향한다. 도심을 벗어나면 무인지경인 도로,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 들에는 강한 햇볕이 내려쬔다. 도시를 지날 때마다 경찰 검문소가 있어 형식적인 검문을 한다. 도로를 따라 옥수수 밭이 펼쳐진다. 여기는 주식이 옥수수인 듯 유난히 옥수수밭이 많다. 리빙스톤을 127km 앞둔 곳의 검문소에서는 승객들 모두 버스에서 내려 길가의 소독액을 가득 담은 물통으로 가서 손소독을 하게한 후 승차하게 한다. 이 지역에는 전염병이 돌아서인가 하고 생각해 본다.

오늘 잠비아에서 짐바브웨 국경을 넘어야 되는데 버스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 조바심에 운전기사에게 국경 폐쇄시간을 물어보니 다행히 밤 10시까지 국경이 개방된다고 한다. 보통 빅토리아폭포(Victoria Falls)를 찾는 이들이 관광 인프라가 잘되어 있는 리빙스톤에 숙소를 정하고 관광을 한다고 하는데, 남아프리카 단톡방을 통해 짐바브웨에 있는 분의 조언으로 잠비아 보다는 짐바브웨 쪽이 빅토리아폭포를 구경하기가 좋다고 하여 리빙스톤을 통과하여 바로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폴스타운으로 가기로 했다. 숙소도 짐바브웨에 정했다. 여러가지 정보들이 난무하는데 가능하면 리빙스톤에서 여행을 하라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현지에 살고 있는 이들의 말에 방점을 두어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버스터미널에 도착 짐을 찾아 들고 택시비를 흥정하여 택시를 타고 바로 국경으로 이동했다. 리빙스톤에서 국경까지는 10여km 거리이다. 택시에서 하차 잠비아 국경검문소에서 출국도장을 받고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 잠비아의 초소를 지나 짐바브웨 국경쪽으로 걸어간다. 국경 출입국사무소간을 운행하는 택시의 호객소리를 뒤로 흘리며 흥분되는 마음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국경을 걸어서 건넌다.
 

관광열차1
리빙스톤에서 빅토리아폭포까지 운행하는 관광열차.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연결하는 빅토리아폭포 다리위에는 잠비아에서 운행하는 관광열차가 정차하고 있고, 나이가 지긋한 백인 관광객들이 빅토리아폭포의 협곡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다. 리빙스톤역에서 여기를 오가는 로열 리빙스톤 익스프레스(Royal Livingston Express)라고 하는 빅폴전용 관광열차이다. 다리 위에서 본 해질녘 빅토리아폭포의 더 보일링 팟(The Boiling Pot)은 100m가 넘는 낙차로 튀거나 날아올라 흩어지는 물보라들로 인한 어스름안개로 몽환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

짐바브웨 출입국사무소에서 카자유니비자(KAZA UNIVISA: 50$)를 요청하여 받았다. 카자유니비자는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함께 여행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50USD의 발급비용을 지불하면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1개월 동안 복수로 이동할 수 있는 비자로 빅토리아폭포가 잠비아와 짐바브웨 국경에 있기에 오가며 구경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
 

빅토리아폭포-숙소
짐바브웨의 빅토리아폭포 소리가 들리는 텐트 숙소.

짐바브웨 출입국사무소를 나와 택시(5$)를 타고 도착한, 국경에서 1km에 위치한 빅토리아폴스타운의 쉐어워터빌리지의 숙소에서는 빅토리아폭포의 폭포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숙소는 2개의 야전침대에 매트리스가 깔려 있는 캠핑용 텐트 1개를 1인 사용조건으로 2박에 70$을 주고 구했다. 빅토리아폭포 소리를 들으며 잘 수 있는 곳이었다. 짐바브웨는 엄청난 인플레이션으로 자국화폐가 기능을 하지 못해 각종 비용은 달러로 지불한다. 길을 걷다 보면 수백만단위 지폐를 1달러로 교환해 준다는 호객꾼들이 많으며 물가는 비교적 저렴하다.

빅토리아폭포는 나이아가라폭포, 이과수폭포와 함께 세계 3대폭포 중 하나이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쉽게 접근이 가능한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폭 671m 높이 55m의 폭포다. 교통과 관광시설이 정비되어 있어 세계 각국으로부터 관광객이 제일 많이 찾아간다.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 국경에 위치한 이과수 폭포는 유네스코의 자연유산 중 손꼽히는 대표 관광지로 너비 4.5km, 평균낙차 70m다. 특히 이과수 폭포의 아름답고 경이로운 풍광은 영화의 배경으로도 종종 사용되어, 롤랑 조페(Roland Joffe) 감독의 ‘미션(The Mission, 1986)’에서 노예상인이었던 멘도사(로버트 드니로)가 가브리엘 신부를 따라 등에 돌짐을 지고 절벽을 오르는 고행을 하던 중에 자신의 돌짐을 끊어 버리는 과라니 원주민 앞에서 통곡을 하는 장면이라든지, 가브리엘 신부(제레미 아이언스 분)가 오보에로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를 연주하는 장면 등은 이과수 폭포로 인해 더욱 인상 깊은 장면이 되었다. 2008년 개봉된 ‘인디아나 존스와 크리스탈 해골 왕국(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에서도 영화의 배경장소이다.

아메리카대륙에 있는 두 폭포와는 달리 아프리카 남부 잠비아와 짐바브웨의 국경을 가르며 인도양으로 흘러가는 잠베지강 중류에 있는 빅토리아폭포는 폭 1천676m, 최대 낙차 108m로 세계에서 가장 높고 쉽게 접근하기가 힘들다. 멀리서는 치솟는 물보라만 보이고 굉음밖에 들리지 않기 때문에 원주민인 콜로로족은 빅토리아 폭포를 ‘천둥 치는 연기’라는 뜻의 ‘모시-오아-투니아(MOSI-OA-TUNYA)’라고 불렀는데, 이 폭포를 발견한 영국의 탐험가 데이비드 리빙스톤(David Livingstone, 1813~1873)은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따 빅토리아 폭포라고 이름 지었다. 현재 세계 유산 목록에는 두가지 이름을 다 사용하고 있다.

<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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