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남겨…경찰, 경위 파악 중
정두언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사진) 의원이 16일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정 전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25분께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신의 아파트 인근 북한산 자락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 전 의원은 오후 2시 30분께 북한산 자락길에서 자신의 운전기사가 운전하는 차에서 내려 산 쪽으로 올라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오후 3시 42분께 정 전 의원의 부인은 그가 자택에 남긴 유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의 요청을 받고 소방당국이 함께 수색에 나서 정 의원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정 의원은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정 전 의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1957년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정 전 의원은 서울시 부시장을 지내다가 2004년 17대 총선을 시작으로 19대 총선까지 서울 서대문을에서 3선 의원을 지냈으며, 20대 총선에서 같은 지역에서 출마했다 낙선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왕의 남자’로 불렸던 정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55인 파동’에 앞장선 후부터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정 전 의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013년 1월 법정 구속돼 10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됐으며 2014년 11월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정 전의원은 낙선 이후에는 종합편성채널 시사·예능 프로그램의 진행과 패널로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마포에 초밥집을 개업하기도 했다. 한편 정 전 의원의 급작스러운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송가도 충격에 빠졌다. 정 전 의원은 여러 시사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했다. 종합편성채널인 MBN ‘판도라’에서는 MC 김승우,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매주 호흡을 맞춰 국내 정치에 대한 분석과 비평을 했다. 정 전 의원은 KBS 1TV 평일 시사교양 프로그램 ‘사사건건’의 한 코너에도 출연 중이었다. 이날 오전에도 MBC 표준FM(95.9㎒) ‘이승원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 정청래 전 의원과 함께 출연해 한일 갈등 심화와 여야 간 정쟁에 관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