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서의 교훈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서의 교훈
  • 승인 2019.07.1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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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형ㆍ행정학박사, 객원논설위원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일컬어지는 일본에 대해 우리 국민들의 뇌리(腦裏)속에는 어떻게 각인되어 있을까? 겉과 속이 다른 나라, 경제적 동물 국가,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절대 져서는 안 되는 나라’로 각인되어 있지는 않을까? 각종 스포츠 경기에 있어서도 한 · 일전 만큼 우리 국민들의 관심사가 큰 경기는 없을 것이고, 객관적인 전력에 상관없이 반듯이 이겨야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우리보다 전력이 아래인 북한에게 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있어도, 비록 우리보다 전력이 우위라 하더라도 일본에게 패하는 것만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정서이다. 또한 우리 선수들도 한일전에 임하는 마음 자세는 남다르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는 아마 수천 년 동안 우리 국토를 침략해 온 일본에 대한 분노의 DNA가 잠재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최근 일본은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우리 사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이라는 정치적인 이유로 우리의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핵심 재료에 대한 수출 규제라는 경제적인 보복 조치를 들고 나왔다. 이는 우리의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산업에 타격을 주어 경제적으로 곤경에 빠지게 만들고자하는 술수(術數)이다.

규제 대상에 올린 3대 소재는 우리나라 기업의 반도체 제조과정에 반드시 필요하면서도 일본의존도가 매우 높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 레지스트와 에칭가스이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대일 의존도는 93.7%로 절대적이고, 포토 레지스트는 수입분의 91.9%가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으며, 에칭가스는 수입량의 43.9%가 일본산이다. 따라서 이들 소재에 대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을 규제 또는 금지하게 되면 우리의 반도체산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에도 이들 소재에 대한 절대적인 수입국인 한국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게 되어 자국의 반도체 소재산업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이 때문에 일본은 자신들도 피해를 보기 때문에 경제보복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참으로 치졸하기 짝이 없다.

그러면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여 경제적 타격을 주고자함은 무엇 때문일까?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 반도체뿐만 아니라 천백여개 품목이 규제 대상이 되어 우리는 거의 전 산업영역에서 영향을 받게 된다. 즉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전략물자는 모두 개별적으로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이 경우 허가 소요기간은 통상 90일 정도가 된다. 결과적으로 정보기술(IT), 자동차, 정밀부품, 화학 등 거의 모든 품목에 수출허가제가 시행돼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업에 상당한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마디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같이 우리보고 자신들에게 덤비지 마라는 것이다. 실로 안하무인(眼下無人)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본의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우리 정부가‘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정치적 보복으로 규정’하고 WTO에 제소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일본을 강제할 뾰족한 방법은 없다. 일부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일본은 추가로 금융과 자동차산업에 대해서도 보복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철저히 대비하여 난관을 극복해 나가야 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정부에게 강하게 요구되어지고 있다.

지지 않기 위해서 굴복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힘을 기르는 방법 외에는 없다. 그 힘이 경제력이든, 외교력이든, 무력이든 힘이 있어야 국민들의 삶을 평안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이다. 힘이 없다면 일보 후퇴하던지 아니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버텨야 한다. 와신상담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역사가 말해주듯이 국제사회에서는 영원한 동지도 없고 적도 없다. 자국의 이익에 따라 어제의 적도 오늘의 동지가 되는 세상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좋은 교훈을 주고 있다. 경제적 이윤에만 치중하여 소재의 국산화에 투자를 등한시하고 손쉽게 국제적으로 검증된 일본산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일격을 맞는 우(遇)를 다시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느 한곳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독(毒)이 되어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게 해준 것이다. 따라서 국가발전의 선도 산업에 필요한 소재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대외의존도를 낮추면서 다변화 할 수 있도록 정부의 혁명적인 지원방안이 다시 한 번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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