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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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1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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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 연구소장
다음 학기 강의를 위해 책과 씨름 중이었다. ‘훈련’의 중요성에 대한 부분을 공부할 때쯤 글의 소재가 떠올랐다. ‘전문가’ 오늘은 전문가에 대해 얘기해보려 한다.

흔히 훈련은 조직, 회사 차원에서 계획되고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회사가 있다. 책에 Netflix라는 회사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그 회사는 훈련을 회사가 주도하지도 않고 강제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직원들이 알아서 스스로 자기가 부족한 부분을 확인하고 찾아서 채운다고 한다. 또한 당장 필요하지 않지만 언젠가 필요할지도 모를 기술들을 직원들이 스스로 배워둔다고 한다. 참 대단하고 신기한 일이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궁금해 확인해보니 그 회사는 처음 채용할 당시 현장 경험이 없는(예를 들어 갓 대학 졸업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직종에서 오랜 경험이 있는 숙련된 전문가를 채용하는 것이 비결이었다. 한마디로 채용된 직원 모두는 그 분야에 전문가들 이어서 자기가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을 잘하는지를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자기 스스로 자신의 삶을 관리해 나갔던 것이다. 정말 공감이 많이 되었고 생각이 많아지는 대목이었다.

전문가와 달리 비전문가는 늘 오더(명령)가 떨어져야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늘 누군가의 자극이나 명령 따위로 움직이는 사람은 자기 삶에 전문가가 아니다. 비전문가는 명령이 내려지기 전에는 움직이지 않는다. 아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알아서 움직일 수가 없다는 것이 그들이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다.

반면 전문가는 알아서 스스로 기능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부족하면 채우고, 넘치면 나누거나 공급을 중단한다. 거기에 쏟을 에너지를 다른 곳으로 전환해서 에너지의 효율성을 높인다. 아직은 당장 필요하지 않은 일에도 에너지를 분산해서 미리 준비해둔다. 이러한 삶의 태도가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구분 짓는 큰 차이가 된다.

우리 삶은 누가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각자 혼자서 자신의 삶을 완성해나가야 한다. 물론 적당한 수준의 도움으로 인한 영향은 있을 수 있고 또한 필요하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언제나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 또한 자신에게 있다.

스스로 기능(선택) 하지 않는 이유가 책임지기 싫어서인 경우도 있고,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몰라서 그런 경우도 있다. 전자는 자신이 삶의 주인공이 아닌 까닭일 터이고, 후자는 자신을 모르는 까닭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삶에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아니, 우리는 이미 자기 삶에 최고의 전문가들이다. 어떤 일을 시작하든지 늘 물어야 할 곳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에게 묻고,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남에게 자기 삶을 물어보는데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내년에 어떤 사업을 할까요?” “저 사람하고 결혼하면 잘 살 수 있을까요? ” “저는 무얼 하면 잘될까요?” 웃기지 않는가? 내 삶인데 남에게 물어본다는 것이. 그 대답을 해주는 그 사람도 자기 코 앞, 10분 뒤의 삶도 모른다.

항상 자신에게 물어보자. 필자도 신학교 1학년 시절 동안 매달렸던 물음이 있다. ‘내가 목사가 되는 것이 맞을까?’. 일 년을 방황했다. 수업보다 더 중요한 근원적인 물음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기나 긴 물음 끝에 나는 답을 얻었고 지금의 일(심리, 사회복지, 강의 등)을 하고 있다. 참 감사한 일이다. 그때 깊은 물음의 시간이 없었다면 여전히 난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지금도 여전히 힘들어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모두 자기 삶에 전문가다. 그래서 자기 삶을 직접 디자인하고, 수정, 보완하여 인생을 완성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늘 자신에게 물어보자. 답은 자기 속에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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