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나무 묘목을 키우는
유목 밭에서 김을 맨다
내 무릎 까지 자란 풀
코끝에 스미는 아릿한 풀내음
금성산에서
뻐꾸기 운다
뻐꾸기 소리는 서럽고 쓸쓸하고 청아하다
새 중에 유독 못난 뻐꾸기,
-잿빛 몸에 그 째진 눈이라니
남의 둥지에 알을 낳아 키우는
무책임한 놈이라고 욕하지만
그는 온 생을 다 걸어 피 맺히게
노래 부르는 일에만 전념하는 것인지 모른다
노래에 올인하고
노래로만 기억되는 뻐꾸기
시인도
◇박영미= 경북 청도 출생. 2007년 <사람의문학>으로 등단. 시집 <거룩한 식사>
<해설> 새 중에서도 유독 뻐꾸기 울음에서 술픈을 느끼는건 그것들이 탁란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탁란을 하기에 얄밉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지 새끼한번 품어 키우지 못하는데서 연민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뻐꾸기는 운다고 했는데, 결국 시인은 노래에 올인한다고 하는 건 시인이 지어내는 반전이다. - 김연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