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창청춘맨숀, Inside Out전 …인간 내면을 마주할 자신 있나요
수창청춘맨숀, Inside Out전 …인간 내면을 마주할 자신 있나요
  • 황인옥
  • 승인 2019.07.17 20: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년작가 15인 4개 주제 작업
다양한 방식으로 심리 묘사
임혜지-작
임혜지 작.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단편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만큼 인간 내면의 모순을 꿰뚫어 본 작품이 있을까? 스티븐슨은 지킬과 하이드라는 캐릭터로 한 인간 속에 동시에 내재하는 선과 악의 실체를 리얼하게 묘사해냈다. 이 소설이 겉으로는 체면을 차리면서도 속으로는 욕정으로 가득했던 빅토리아 시대에 관한 최고의 안내서들로 꼽히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모순적 본성과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적 위선을 적나가하게 파헤쳤기 때문.

최근 시작한 수창청춘맨숀의 기획전시 ‘Inside Out‘(안팎을 뒤집어)’의 주제 또한 ‘인간의 모순적인 내면’이다. 겉과 속을 뒤집어 감춰져 알 수 없었던 내부, 혹은 지킬과 하이드가 공존하는 인간의 내면세계를 15명의 청년작가의 작품으로 은밀하게 들여다본다. 공모를 통해 뽑힌 15명 청년들이 설치퍼포먼스, 회화, 영상, 설치 등으로 표현해 낸 인간의 다양한 심리가 관객을 기다린다.

작업은 4가지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섹션에서는 ‘심리적 갈등’을 다룬다. 김원진은 기억의 자취를 쫓으며 실험적인 작품을 소개하고, 박현철은 가죽과 같은 재료를 사용해 대상을 추상적인 형태로 구축하거나 파편화한다. 그리고 최원규는 심리적인 갈등 속에 있는 인간을 추상적인 조형물로 형상화하고, 김가을은 유기적 형태를 통해 자연과 하나 되려는 인간의 의지를 추상적으로 표현한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심리적인 갈등을 사물 혹은 상징적인 개체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거나 부분적으로 전체를 암시하는 ‘제유’의 방법으로 표현한다. 작가 임혜지는 심리적인 공간으로 표현하고, 이규진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소개하고, 이채은은 사회 구조 속에서 개인을 자극하는 요소들을 묘사한다. 또 김안나는 현실계와 상상계가 만나는 꿈의 세계를 안내하고, 박진아는 빗물질적인 빛과 음악을 활용한 공간으로 소통한다.

세 번째 섹션에서는 과거의 기억이나 장소성 등의 개념으로 인간의 내면을 다룬다. 류은미는 타인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혹은 어떠한 환경에서의 트라우마를 기억해 내 현실의 풍경을 영상 기법으로 기록하고, 이우수는 오감으로 기억되는 과거의 느낌을 자개경대 등의 오브제와 영상물로 환기한다. 또 림유는 ‘지금, 여기’라는 장소 혹은 장면들을 중첩해 추상화하고, 이경민은 자신을 둘러싼 풍경이 내적 외적 요소로 이루어진 세계라 믿고 감각적인 표현주의 그림을 소개한다.

한편 네 번째 섹션에서는 대상을 통해 세상에 반응하는 사회현상을 다룬다. 작가 오승언은 속이 들여다보이는 천이 잘려 없어진 옷이라는 대상으로 소비사회를 비판하고, 김찬미는 다양한 사물을 포장재료로 랩핑해 감추거나 알고 있는 것과 가려진 것 사이의 긴장감을 표현한다. 이를 통해 진실에 다가가려 한다. 전시는 9월 29일까지. 053-252-2569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