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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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1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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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학교 명예교수 지방자치연구소장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을 자기 손으로 뽑아놓고 욕을 하는 것이 국민이다. ‘안 보는 데서는 나라님도 욕한다’ 라는 말이 있다. 요즘 듣는 이가 민망할 정도로 대놓고 대통령을 향해 욕하는 사람들을 흔히 본다. 그렇게 해서라도 나라걱정 스트레스를 푼다. ‘욕을 먹으면 오래 산다’는 말도 있는데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것을 지금처럼 실감할 때가 없었다. 하고자 하면 못하는 것이 없어 보인다. 기껏해야 대통령 정부를 극소수 규제하는 권한을 가진 것은 국회다. 그러나 야당의원들이 객관적 증거를 가지고 아무리 떠들어대도 메아리로 돌아올 뿐이다. 여당은 국민의 대표라기보다 대통령 정부의 바람막이다.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애쓰는 것이 눈에 보인다. 국회의원들은 장관이 되고 싶어 안달이다. 장관이 되면 국회의원 직은 덤이고 자리에 연연하는 순한 양이 된다.

정치권에서는 장관 겸직 국회의원을 정치인으로 성공한 케이스로 보는 문화가 있다. 국회와 정부 간의 관계를 보면 한 나라의 정치상황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야당은 정부의 정책을 여과 없이 꼬집고 규제하려들고 여당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조건 정부를 감싸고 야당에 각을 세운다.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으로서의 권위와 위치를 찾아보기 힘들다. 각 부처 장관들은 부처의 고유한 일에 고심하기보다 면피행정에 길들여지고 청와대의 하수인이 되어가면서 자리보전 하는 일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국무총리의 정치·행정적 행태가 생각했던 것 보다 다르다. 언론인 출신이라서 국정의 워치독(watch dog)을 기대했지만 어느새 권력세계의 와중에서 완벽한 처신의 변화를 보여준다. 국회의원의 질문, 답변에서 낮은 목소리로 겸손을 나타내지만 언제나 말끝에 가서는 교언이 진실을 앞선다. 앞으로 더 큰일을 하려면 소통방법을 개선해야 할 것 같다.

청문회는 왜 하나. 한국의 대통령제 하에서는 다양한 자원 낭비일 뿐이다. 야당 국회의원이 큰 것 하나 건졌다고 열을 뿜어도 메아리다. 자기정치를 위한 노력으로 치부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현명하다. 삼권분립은 책 속에만 있다. 술자리에서 “여당은 위하여, 야당은 위하야” 라면서 건배를 한다는 우스갯말이 있다. 여·야도 따로 이고 정부 부처들도 따로 이고 모두가 따로 국밥이다. 국민통합·국민형성 같은 것은 아예 없다. 국민들 세금이 아깝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전남 무안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전남 주민들이 이순신 장군과 함께 불과 열두 척의 배로 나라를 지켰다”는 발언을 해서 구설이 많다. 한·일관계가 어려운데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작심해서 말했다면 지금 상황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적절한 발언이다. ‘세월호 한 척 갖고 이긴 문’이라고 뉴스 제목을 단 방송 언론도 있다. 대통령은 “일본의 의도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고 또 그 쪽에서 죽창가가 나오고 금모으기 말이 나온다. 국민들은 한·일경제가 그만큼 위중함을 모르는데 문재인 정부는 대결의 장을 준비 하는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청와대가 반일 감정을 국내정치에 이용하고 국론분열의 반사이익을 꾀한다면 제1야당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벼르고 있다.

다수 국민들은 한·일 외교문제에 말을 아낀다. 국민감정을 선동하는 틀에 갇히기 싫어서다. 다들 대통령이 외교·경제정책을 크게 잘못한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최근 한 가지 잘 한 점이 있다. 내년도 최저 임금이 올해보다 2.9%오른 시간당 8천5백90원으로 결정된 내용이다. 국민들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한 최저임금 인상내용을 그래도 최선의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그런데도 문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대국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 한다”는 사과 말을 했다.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그 본심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도 한숨을 돌렸을 것이다.

대통령의 공약이 무엇인가?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실현하기 위함인가, 사회적 공익을 위함인가. 이에 대한 정확한 답을 하지 못한다면 공약은 대통령 집단의 일방적·정치적 욕구에 불과한 것이다. 이 세상에 불변은 없듯이 공약도 마찬가지다. 보통 국민들은 대통령의 공약을 기억하지 않는다. 문대통령이 국민들의 근심을 덜어주는 정치를 해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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