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익부빈익빈’ 인류가 영원히 풀어야 할 숙제
‘부익부빈익빈’ 인류가 영원히 풀어야 할 숙제
  • 이대영
  • 승인 2019.07.17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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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의 목적은 백성 구하는 것
오히려 백성의 목줄 당기기도
공자 “가난보다 균등치 못하고
안정되지 못한 게 더 큰 걱정”
마태복음서 예수도 양극화 언급
전제군주·독재주의·사회주의도
경제의 근본적 문제 해결 못해
후손에게 또 다시 미결과제로
신택리지-이어오병
이어오병. 그림 이대영

 

이대영의 신대구 택리지 (28) 진정한 경제란 뭘까? - 2


좀 더 알아본다면, 우리가 일상생활에 자주 사용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혹은 ‘한꺼번에 두 마리 토끼잡기(一捕兩兎)’는 전두한 정부 때에 ‘물가안정 속에 경제성장을 했다’라는 식으로 언론에 자주 쓰였다. 경제적 부작용을 제거하고자 재정금융정책을 실시하면 목적달성보다 뜻하지 않은 다른 부작용으로 경제가 더욱 악화돼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矯角殺牛)’을 당하는 게 다반사였다.

오늘날 노벨경제학수상자들의 이론으로는 정책을 실시하기 전에 시장(market), 시스템(system) 혹은 메커니즘(mechanism)을 사전에 재설계(design)해서 부작용을 제거하고 제대로 된 효과가 나도록 만든다. 이를 두고 마케팅 디자인(market design), 시스템 디자인(system design)혹은 메커니즘 디자인(mechanism design) 이론이라고 한다.

우리의 선조(先祖)들은 토끼모리(獵兎)를 할 때에 이미 활용했다. 토끼가 뛸 곳에다가 사전에 덫을 놓거나 장애물로 막아서 두 마리 토끼가 같은 방향으로 한곳에 몰리도록 유도해서 한꺼번에 두 마리를 잡았다. 볼링에서 10개의 핀을 서로 도미노효과(一網打盡)가 먹혀들도록 세워놓고 한 방에 10개 핀을 쓰러뜨리는 것이 킹핀 스트라이크(king pin strike)다.

이런 경제적 전략을 ‘킹핀 스트라이킹 전략(king-pin striking strategy)이라 한다. 사전 의사소통, 예상되는 부작용, 저항세력 설득, 의견조율 기관 신설, 관련법제 정비 등 기계공학에 말하는‘피벗기어(pivot gear)’를 만들어 끼워, 사전에 겉돌거나 삐걱거림을 없애야 정책이 맞물려 돌아가게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경제이론을 우리나라에서는 이용하지 않고 있다. 단지, 전두환(全斗煥) 정부에서 언론통제, 저항세력(기득권층) 핍박, 대국민홍보로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이란 두 마리 토기를 잡았다’고 실적을 내놓은 적이 있었다. 과거정부는 제외하더라도 이번 문재인(文在寅) 정부에서도 최저임금,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실시하면서 사전에 일망타진(一網打盡), 일포양토(一捕兩兎), 피벗기어(pivot gear) 혹은 킹핀 스트라이크(kingpin strike) 지혜를 활용하지 않았다. 청와대 담당관과 기획재정부 수장과의 삐걱거리는 소리가 언론에 끊이지 않았다. 솔직하게 말해서 아마도 기름칠도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왜냐하면 ‘기름칠한 수레는 삐걱거리지 않는다(A squeaky wheel gets the oil)’는 서양속담이 있기 때문이다.



◇한해농사는 곡식 심는 게 최고(一年之計莫如樹穀)인가?

1946년 중학교 사회과 교과서와 한문 교과서에 명심보감의 구절을 인용하면서 ‘한해 농사로는 곡식을 심는 것만 같지 않다. 십년 계획은 나무를 심는 것 그 이상은 없다. 어떤 백년계획도 인재를 양성하는 것만 못하다(一年之計,莫如樹穀.十年之計,莫如樹木.百年之計,莫如樹人)’라는 구절을 소개했다. 출처는 ‘관자 권수편(管子權修篇)’에서 국왕으로 권력을 유지하자면 ‘곡식경작은 일년 농사로는 더 이상 없으나, 한 번 심어서 수십 번 얻을 수 있는 수목재배이고, 한 번 심어서 수백 번이고 수확이 가능한 것은 인재를 키워서 국가를 번창시키는 것이다’라는 경제이론이었다.

한자 나무목(木)자를 깨뜨려보면, 열십(十)자와 사람인(人)자의 결합이다. 1번 심어도 10번 이상 사람들에게 수확물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쌀미(米)의 파자(破字)는 여덟팔(八), 열십(十), 그리고 다시 여덟팔(八)자의 결합으로 한 톨의 씨앗을 뿌리면 88배의 수확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조(粟)와 같은 곡식(穀食)은 대부분 (88)n 배나 수확하기에 쌀미(米)자 그 안에 들어갔다. 보리맥(麥)자는 열십(十), 여덟팔(八) 2개, 사람인(人)자와 저녁석(夕)로 구성되었는데 보리수확은 10배에서 64(8×8)배까지 나오나 까칠한 보리수염이 있어 농부들은 저녁에 타작을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요한복음(John Gospel)에서도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라는 구절이 있듯이 한 톨의 밀은 일반적으로 120개의 낱알을 맺으며, 5 내지 6 포기로 번창한다. 따라서 500~600개 낱알을 한해에 생산한다. 5년째는 적어도 (120)4개의 낱알이라면 1만7천가마니 정도 된다.

이런 승수효과(multiplier effect)를 선인(先人)들은 이미 알았다. 또한 마태복음의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개떡 5개(二魚五餠)’로 5천명이나 먹고도 남았다는 기적은 현대식 계산으로도 가능하다. 이어오병(二魚五餠)이란 말 자체가 32배(25) 양심의 승수효과라는 뜻이다.

당시 이런 계산이 가능했을까? 기원전 5~6천 년 전에 복희씨는 오늘날 구구단(九九段)에 해당하는 ‘구구지수(九九之數)’를 사용했다고 BC 600년경 ‘관자(管子)’에 적혀있다. 한 마디만 덧붙인다면, 사내남(男)자를 파자(破字)하면 열십(十)자, 입구(口)자와 그리고 힘력(力)자의 결합으로 ‘10명의 식구정도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사내라고 한다’는 뜻이며, 지아비 부(夫)자는 하늘천(天)자보다 위로 획이 올라감은 ‘사내가 하는 일은 하늘의 운명을 극복해야 한다(人事勝天)’의 의미다. 오늘날 ‘남편이 하늘보다 더 높다’고 하는 남편이 있다면, 순자(荀子)의 인정승천편(人定勝天篇)을 보여주면 기죽고 만다.



◇백성을 도탄에서 구제한다는 경제가 백성의 목줄을 당긴다니?

경제란 백성들은 도탄에서 구제한다는 목적으로 생겨난 제도였으나 오히려 백성들의 목줄을 쥐거나 당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자(孔子)가 가장 걱정했던 ‘가난을 걱정하기보다 균등하지 못한 게 더 걱정이고, 안정되지 못한 게 걱정이다(不患貧而患不均, 不患貧而患不安)’ 즉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라는 용어가 경제라는 말보다 먼저 생겨났다.

빈익빈부익부는 오늘날 용어로는 상대적 빈곤(relative poverty), 빈부격차(貧富隔差), 소득양극화(所得兩極化)다. 이를 가장 간명하게 ‘달란트(talent)’란 당시의 화폐단위로 설명한 사람은 예수 크리스트(Jesus Christ)다. 마태복음에서 빈익빈현상을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가 갖고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 하니라’고 했다. 인류역사를 통해서 전제군주주의, 독재주의, 자본주의 혹은 공산주의까지도 이런 경제적 근본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우리 후손에게 또다시 미결과제로 남기고 있다.

경제적 강대국의 ‘경제의 강력한 힘을 이용해서 약소국가를 경제로 정복하는(以經濟征服隣國)’ 이론은 원린근공(遠隣近攻)의 동맹론에서 식민지론(植民地論)까지 확대 개발되어왔다. BC 600년에도 관중은 보석(寶石)으로 약소국을 정복하는 석벽모(石璧謀)을 비롯해 청모모(靑茅謀), 호백모(狐白謀) 등의 경제정복론(經濟征服論)을 관자(管子)라는 저서에서 언급하고 있다. 이를 활용한 사례는 로마제국이 커피와 비단의 구입로(판매로)를 확보하기 위해 정벌에 나선 일이다. 대영제국(大英帝國)도 노예, 소금 및 아편을 확보해서 인도나 중국에 판매하기 위한 전쟁을 했고, 일본은 극동아시아를 상대로 노예, 도자기 확보와 판매를 위한 왜구의 침탈을 자행했다. 여기서 얻은 정보로 정한론을 구상했고, 핵심전략은 미목정한전략(米木征韓戰略)이다.

오늘날 미국이 약소우방국을 채찍으로 휘두르는 경제적 제재(economic sanction)는 군사적 무력전을 대신하는 경제전쟁(economic war)이다. 글로벌 경제론(global economy theory)은 당하는 약소국의 입장에서는 제2의 약탈경제(the 2nd looting economy)이론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윌리엄 포겔(Robert William Fogel, 1926~2013)은 1989년 ‘노예제도의 부상과 추락(Without Consent or Contract: The Rise and Fall of American Slavery)’라는 저서에서 “역사적 통계자료를 통해 남부농장과 북부농장의 노동단위당 생산성을 비교하면 남부가 높았다. 그 원인은 남부의 노예농장((gang system of labor)이 효율적인 경제제도였기 때문”이라고 노예인권조차 염두에 두지 않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그는 199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자국의 역사적 사실까지도 이렇게 연구한다는 건 약소국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제전쟁을 할 수 있다는 속내를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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