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침대 설치 자식처럼 돌봐”
100여 년 째 대를 이은 제비 부부가 바닷가 펜션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고 있어 화제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1리에서 유일하게 제비 부부가 둥지를 튼 곳은 ‘Sun Rising 해뜨는 오도 펜션’.
이곳 주민들은 부모님 세대 훨씬 이전부터 이 곳에 제비가 둥지를 마련했으나 100여 년 전쯤 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9일 처마 아래에 둥지를 튼 제비부부는 다섯 마리의 새끼를 기르고 있었다.
교대로 먹이를 물고 오면 새끼들이 노란 입을 벌리고 연신 소리를 질렀다.
새끼에게 먹이를 준 제비 부부는 사람 위로 위협 비행을 한 뒤 멀리 먹이 사냥을 하러 떠나곤 했다.
펜션을 운영하는 허성희(여·56)씨는 “우리 집에만 제비부부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니 신기하고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면서 “자식 키우는 마음으로 제비를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흔하던 제비는 환경 훼손 등으로 최근 시골에도 찾아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제비는 3~4월께 이곳에 왔다가 알을 낳고 부화시켜 새끼를 키운 뒤 가을에 떠난다.
허 씨는 올 초 민박집을 구입한 뒤 집을 보수 할 때 집 처마 쪽에 빈 제비집이 있어 아무런 생각 없이 없앴다.
이후 제비 부부가 찾아와 제비 둥지를 만드는 것으로 보고 함께 하기로 했다.
주변에 분변이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둥지 아래에 나무 받침대를 만들어 설치했다.
인근 주민들은 “이 집은 현재 오도1리에서 제비가 찾아오는 유일한 곳”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시형기자 ls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