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예술 만남 10년째 ‘실험미술 반추’
자연과 예술 만남 10년째 ‘실험미술 반추’
  • 황인옥
  • 승인 2019.07.22 2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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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문화회관 ‘자연설계’展
권효정·김성수 등 5人 참여
‘물과 나무’ 소재 재구성
관계와 순환 등 가치 구현
봉산문화회관 신강호전
신강호 전시작.

봉산문화회관-이상헌전
이상헌 전시작.




생활쓰레기를 분수처럼 쌓아올리고 물줄기를 뿜어내면 쓰레기산으로 보일까? 시원한 물줄기가 청량한 분수로 인지할까?

적어도 드럼통, 의자, 비닐 공, 저울 등 플라스틱과 철제 생활용품들을 분수처럼 쌓고 물을 뿜어내는 권효정의 설치작품 ‘삶으로부터의 분수(Fountain of life) ; 워터파크(WaterPark)’ 앞에서 쓰레기를 먼저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더위를 식혀주는 분수의 청량한 물줄기가 쓰레기더미라는 물성이 가지는 특유의 부정적인 개념을 덮어버리기 때문. 부수적인 욕망보다 생명과 직결된 물이 더 큰 파워로 인식되는 것은 당연하다.




◇‘헬로! 실험 미술(Hello! Contemporary Art)’전 10년 역사 집대성

봉산문화회관이 기획전시 ‘자연설계(自然設計)’전을 최근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지난 10년 동안 봉산문화회관 기억공작소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인 ‘헬로! 실험 미술(Hello! Contemporary Art)’전의 역사성을 되돌아보기 위해 기획됐다.

봉산문화회관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자연’과 인간의 ‘예술 행위’의 만남을 야외와 실내 공간, 로비 등에 시각적으로 펼쳐내며 대중과의 소통과 동시대미술의 확장이라는 대주제를 모색해왔다.

이번 봉산문화회관 ‘자연설계’전은 지금까지 ‘헬로! 실험 미술’전에서 견지해온 ‘자연’과 ‘예술행위’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물과 나무’라는 소재로 재구성했다.

참여작가는 ‘헬로! 실험 미술’전에 참여했던 작가 5명이 선정됐다. 생활용품을 오브제로 삶과 죽음, 관계와 순환의 가치를 구현하는 권효정과 나무를 소재로 작업하는 김성수, 이상헌, 신강호, 김현준 등이다.

이번 전시는 ‘물과 나무’를 소재로 자연의 가치, 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일그러진 태도, 나아가 세계와 인간 정서에 대한 관찰, 진실과 사실의 탐구, 허위와 가식의 부조리 등의 사회적인 문제까지 다양한 담론을 아우르며 동시대미술로 펼쳐놓았다.

이를 통해 동시대미술을 공감하고 경험의 지평을 확장한다.

1층 야외공간은 물의 생명성과 에너지의 순환에 관한 ‘자연설계’의 개괄편이다. 권효정의 분수와 나무조각가 5인의 작품이 설치됐다. 야외 ‘분수’와 ‘나무조각’은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의 거리와 건물, 자동차, 행인, 날씨, 시간 등 상황과 환경 전체가 작품의 일부가 되어간다. 주변 여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며 살아있는 일종의 자연설계의 미술 원림인 것.



◇5인 5색으로 표현한 인간과 자연, 자연과 미술

2층 전시실에는 이상헌의 자연설계가 눈길을 끈다.

가슴에 대못을 박은 채 둔중한 대형 망치를 끌고 있는 인물, 거꾸로 된 팔 다리와 함께 길게 늘어진 넥타이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실감나게 살려주는 작품, 억압을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향해 자유롭게 날아가는 조각 그리고 2점의 평면 드로잉을 전시했다. 이를 통해 슬픔이나 절망, 불안, 희망, 꿈 등의 불안한 삶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3층 전시실은 신강호, 김성수, 김현준이 꾸몄다. 신강호는 고정 관념으로 자연의 설계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씨름하는 자신의 심정을 표현한 조각 작품을 모았다.

그는 자연과 사람 사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관계성을 ‘link’로 지칭하고 그 매개체로 ‘나무 정령’을 설정해 작업의 개념으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조화로 순리를 따르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와 변화와 균형을 이야기한다.

김현준은 실제 사람 크기의 나무 조각을 통해 현실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질문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나무의 부드러운 질감과 결, 향을 매개로 개인적인 질문을 동시대인의 고민으로 치환하고, 해답을 찾아간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삶의 기준에 맞추려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스스로 질문하며, 세계와 연결된 자신의 감각을 차단해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게 자신을 맡기는 상태를 나무조각으로 표현한다.

한편 김성수는 나무조각으로 자연설계를 읽어내는 태도를 견지한다. 거칠고 무심하지만 나무 본연의 생김새를 따라 모자라고 비어있는 대로 자연의 생명력을 드러내는 인물 조각들이 전시장을 점령했다.

김성수는 주변인들을 조각한 인물들을 통해 중심이 아닌 주변과 소외된 것, 사실과 진실 등의 균형을 통해 우리 삶 주변의 왜곡된 가치들을 회복하려고 시도한다.

전시는 8월 10일까지며, 전시연계 ‘예술가처럼 생각하기 워크숍’은 23일부터 8월 3일까지. 053-661-3500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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