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집을 찾아서', 넉넉한 인심…철가방 없는 중식당
'짜장집을 찾아서', 넉넉한 인심…철가방 없는 중식당
  • 이아람
  • 승인 2019.07.2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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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제공 양은 곱빼기 수준
주변 직장인 등에 맛집 소문
일부 재료는 농사 지어 사용
짜장집을찾아서전경
대구 수성구 동성초 삼거리에 있는 40년 전통 ‘짜장집을 찾아서’ 전경. 이를 사이좋게 운영 중인 정씨 부부.

 

<착한가격 이 업소> 수성구 ‘짜장집을 찾아서’

대구 수성구 동성초등학교 삼거리에 있는 40년 전통 ‘짜장집을 찾아서’. 거품을 쥐어짠 듯한 저렴한 가격으로 지역민에게 호기심과 놀라움을 주고 있다.

정옥태(여·55) 사장은 2004년 지금 장소에 자리를 잡고 원조 중식당 맛을 선보이고 있다.

짜장집을 찾아서는 타 중국집에 비해 굵은 면을 사용한다. 대표 메뉴인 자장면은 우동 사리 같은 쫄깃하고 굵은 면에 조금 심심한 듯한 옛날 자장식 소스가 부어진 것이 특징이다. 기본 제공되는 양은 곱빼기와 다름없을 정도로 푸짐하다. 소화가 잘 돼 남녀노소 누구나 먹기에 부담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주변 내과 등 병원을 비롯한 지역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는 이미 맛집으로 소문나 시간대에 관계없이 손님들이 북적북적하다.

가장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자장면 2천500원, 짬뽕 3천 원, 탕수육 9천 원 등 최근 물가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보편화 된 음식 배달료 3천 원을 생각하면 이보다도 저렴하거나 동등한 수준인 것.

대표메뉴-자장면
짜장집을 찾아서 대표 메뉴인 2천500원 자장면. 굵은 면발에 옛날식 자장 같은 심심한 소스 맛이 일품이다.

정 사장은 “주방장인 남편의 고집으로 수년간 가격을 동결했다”며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고자 직접 시장에서 장을 보고 일부 재료는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하는 등 원가절감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주변 상황에 눈치 보지 않고 묵묵히 본인의 길을 걷고자 하는 부부의 경영방식은 독특하다. 신속 배달의 상징 철가방도 이곳에는 없다. 고객에게 항상 퍼지지 않고 따뜻한 면 요리를 제공하고자 배달서비스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대별 대기인원을 고려해 최근에는 예약도 받지 않아 직접 포장하러 오는 손님이 늘어나는 추세다.

고객들의 동선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10년 전부터는 1인용 테이블도 마련했다. 이에 짜장집을 찾아서에서는 혼자 방문한 손님도 창 밖을 보며 여유로운 식사가 가능하다.

주류도 일절 판매하지 않는다. 어린 고객들이 취객 탓에 놀랄 수 있어서다.

정 사장의 남편인 정명현(61) 주방장은 “1973년부터 중식을 배워 내 가게를 마련하고 나서 단골손님도 생기고 정이 들어 가게 운영에 섬세한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며 “내가 고객에게 관심을 두면서 고객들도 나를 이해해주는 상황에 뿌듯함이 몰려온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대에 몰려 주문한 음식이 늦더라도 역정내는 손님이 잘 없다는 것. 가게가 많이 붐빌 때에는 다른 시간대를 골라 재방문하는 손님도 있단다.

정 사장 등에 따르면 착한가격업소 가입은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맛 등 평가에 수성구청 관계자들의 적극 추천으로 이뤄졌다. 쓰레기봉투, 착한가격업소현판 설치 등 구청 지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달했다.

정씨 부부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만큼 가격을 올릴 생각은 없다”며 “다른 자장면집보다 제약이 많지만 변함없는 음식 질을 위해 노력하는 점을 먼저 봐주셨으면 한다. 우리 부부의 건강이 다할 때까지 앞으로도 푸짐하고 정갈한 중식을 제공하겠다”고 웃어 보였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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