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혁신위 개입은 당헌 위반”
“혁신위 재개 않는 것 직무유기”
바른미래당이 심각한 계파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22일 당 최고위원회의가 고성과 육탄전, 병원후송까지 아수라장을 연출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손학규 대표 등 당권파와 이에 맞서고 있는 유승민·안철수계간 혁신위 가동 등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손 대표가 먼저 유승민 의원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손 대표는 유승민 전 대표와 이혜훈 의원 등이 ‘손학규 대표 퇴진’을 혁신위 최우선 과제로해달라고 했다는 임재훈 사무총장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폭로가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유승민 의원은 당의 진상조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유 의원을 압박했다.
이에 퇴진파 오신환 원내대표는 즉각 “연일 혁신위 재개를 요구하고 장기간 단식까지 하는 데 유야무야 시간을 끄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이런 무책임한 당 대표와 지도부가 어딨느냐”고 반발했다.
퇴진파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임 사무총장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한다. 당 운영에 이런 무리함이 발견됐음에도 해임하지 않는다면 배후가 당 대표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임 사무총장은 “당내 유력인사가 혁신위원장을 따로 만나는 것은 혁신위 독립성 침해로 보일 소지가 다분하다”며 “유승민 전 대표는 ‘손학규 사퇴’가 아니라면 어떤 대화를 했는지 밝혀달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뒤이어 참석자들이 동시다발적인 말싸움을 벌이면서 회의장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됐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에도 고성이 회의장 밖으로 새어 나왔다.
특히 5분만에 비공개 회의가 종료된 이후 혁신위원들이 ‘혁신안을 최고위에 상정하기 전에는 나가지 못한다’며 손 대표를 제지하며 당권파와 퇴진파 양측 간 거센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단식 중인 권성주 혁신위원은 “저를 밟고 가시라. 뒷골목 건달도 이렇게는 정치 안 한다”라며 “이게 손학규식 정치이냐. 최소한의 부끄러움도 없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이후 10분간 대치하던 손 대표는 측근들의 도움으로 회의장 밖으로 나갔다. 이 과정에서 권 혁신위원은 바닥에 쓰러졌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 장면을 지켜본 오 원내대표는 “손 대표가 혁신위를 방치하고 당헌·당규를 위반하며 비민주적으로 당을 운영하는데 선배 정치인으로서 힘이 돼 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라고 울먹였다.
이창준기자 cjcj@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