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다시 열국의 각축장이 되나
한반도가 다시 열국의 각축장이 되나
  • 승인 2019.07.2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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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의 폭격기가 동해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진입하고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한 것은 보통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다른 나라의 군용기가 우리의 영공을 침범한 것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처음이다. 한·일 갈등으로 한·미·일 3각 안보체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러시아와 중국의 침범이다.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약화로 한반도가 다시 열강의 각축장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중·러의 비공개 합동 군사훈련 과정에서 그저께 그들의 폭격기 4대가 약 6시간 50분 동안이나 우리의 KADIZ을 제 집 드나들 듯 휘젓고 다녔다. 러시아 군용기는 7분간이나 한국 영공을 침범해 우리 군이 360여 발의 경고사격까지 했다. 최근 우리 정부가 한·일 무역 갈등으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파기 가능성까지 언급한 가운데서 나온 일이다. 일본은 뻔뻔하게 중·러가 자기 영토인 독도 상공을 침범했다고 우겼다.

중·러의 이 같은 명백한 도발에 대해 우리 정부는 추궈홍 중국 대사와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를 차례로 ‘초치’해 항의와 함께 재발방지를 촉구했다고 한다. 이날 청와대는 국가안보회의(NSC)나 안보장관회의도 소집하지 않았다. 중·러의 도발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항의 외에 외교적, 군사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했으며 어떤 대응방안을 마련했는지도 발표한 게 없다. 야당에게는 그렇게 발끈하던 여당도 이번에는 너무 점잖다.

이들의 침범은 우리 군의 방위력과 한·미·일 방어체제가 느슨해진 틈을 노린 계획적 도발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중요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줄줄이 축소되거나 폐지됐다. 키리졸브 연습 등 한·미 3대 연합훈련이 모두 폐지됐다. 이런데다 최근에는 한·일 관계 악화로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에도 균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부는 북한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중·러로서는 한국 안보를 시험해 볼 호기였을 것이다.

한국은 6·25 전쟁 후 원조를 받는 세계의 최빈국 수준에서 불과 반세기 남짓 동안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는 기적을 이루었다. 한·미·일의 굳건한 안보동맹의 바탕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한국이 앞으로 계속 번영하는 일도 철통같은 안보 체제가 밑바탕이 돼야 가능하다.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것도 좋지만 국가안보가 흔들릴 정도로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한·미·일 안보체제를 재강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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