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진출 첫 발 디딘 ‘다육식물소녀’ 서승은 작가
中 진출 첫 발 디딘 ‘다육식물소녀’ 서승은 작가
  • 황인옥
  • 승인 2019.07.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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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SNS통해 유명세
북경연합출판공사서 러브콜
8월 초 현지서 에세이집 출간
다육 중심 소녀, 동물 배치
몽환적이고 초월적 분위기
키다리갤러리 출판 특별전
서승은작-다육식물소녀
서승은 작 ‘다육식물소녀-The return of the king’

‘자고 나니 유명인사가 돼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것도 한국이 아닌 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이 열광하고 있다면? 제3자가 들어도 가슴 설레는 뉴스인데 막상 당사자인 한국화가 서승은은 담담했다. “아직은 책을 받아보지 않아서인지 실감이 나지 않아요.” 작가의 글과 그림을 엮은 에세이화집이 오는 8월 중국에서 출간한다. 8월 초에 중국 전역의 온·오프라인 서점에 작가의 에세이화집이 깔리게 된다. 이로써 서 작가는 중국 진출의 첫 발을 내딛게 된다.

서승은의 중국에서의 에세이화집 출간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년 전 어느 날, 중국의 거대 국영출판사인 북경연합출판공사에서 한국의 어느 에이전시를 통해 연락을 해오면서 첫 인연을 맺게됐다. 사실 처음에는 사기인줄 알고 시큰둥했다. 지역에서 다육식물소녀로 이름을 알진지 몇 년 되지 않는 젊은 작가를 중국의 거대 출판사에서 러브콜을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았기 때문. 북경연합출판공사는 편집장만 100여명인 중국의 거대 출판사였다. “그 출판사 편집장이 메일을 통해 중국에서 제가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를 전해 주셨어요. 그때 사기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게 됐어요.”

중국 출판사측 편집장은 서 작가가 인터넷에서 인기작가라고 전해주었다. 중국 인터넷 사이트나 블러그 등에 작가의 그림이 일파만파로 퍼졌고, 지하철을 타면 작가의 소녀 그림을 SNS 대문사진으로 사용하는 유저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고 했다. 이른바 발 없는 그림이 천리만리 떨어진 중국을 강타했다는 것. 그 현상을 보고 북경연합출판공사에서 러브콜까지 보내게 됐다.

“제게 소식을 전해주신 편집장님의 SNS 대문사진도 제 소녀 그림이라고 사진을 찍어 보내 주셔서 중국에서 제 그림이 알려져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됐죠.”

중국은 외국 인터넷 검색 엔진 접속이 불가한데 어떤 경로로 대구 작가의 그림이 일파만파로 퍼지게 됐을까? “어느 중국의 어느 파워 블로거가 미국에서 제 그림을 찾아 어찌어찌해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것이 하나 둘 퍼져나가 지금은 10만명 이상의 유저들에 의해 리트윗 되면서 유명해 졌다고 들었어요.”

처음에는 그림만으로 책을 출간하려고 했다. 하지만 중국 출판사측에서 글도 함께 싣자고 제안해 에세이화집으로 최종 결정됐다. 사실 책은 3년전에 출간됐어야 하는데 사드 사태로 한중관계가 냉각되면서 연기되었다가 올해 결실을 맺게 됐다.

중국에서의 책 출간을 앞두고 벌써부터 호의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오는 8월 중국에서의 책 출간과 맞춰 대구의 키다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시작하자마자 중국팬에게서 그림 구입 문의가 들어와 벌써 한 점이 팔렸다. 그림 값을 선 지불 하면서까지 중국팬은 그녀의 그림 구입을 희망했다고 한다. “중국에서 작가의 은행계좌 개설이 되지 않아 그림을 사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중국팬은 난관을 극복하는 수고를 감당하면서 제 그림을 구매해주어서 기뻤어요.”

서승은은 은둔형 인간형이다. 사회와 담은 쌓고 스스로를 가두고 작업만 5년을 한 시기도 있을 만큼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작품은 당시에도 미국 등에서 적잖이 팔려 나갔다. 미국의 그림 판매 인터넷 사이트에 작품을 올리자 계속해서 작품이 팔렸고, 갤러리를 운영하던 한 미국 교수의 초대로 2회의 개인전을 미국에서 열기도 했다.

작가는 상처받지 않은 순수한 소녀를 다육식물과 소녀로 표현해왔다. 이른바 ‘다육식물소녀’ 연작이다. 그림은 다육식물에 쌓여있는 초월적인 모습의 소녀와 산양이나 꿀벌, 곤충 등의 동물들이 그 주위를 에워싼 형태를 하고 있다. 한지에 동양화 물감과 서양의 안료를 혼합한 물감으로 채색해 몽환적이면서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다육식물소녀에는 작가의 인생사가 오롯이 투영돼 있다. 이번 에세이화집에 담긴 에세이도 작가의 인생사와 살면서 만나지는 다양한 감정들이다.

“불행했던 저의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의 감정들과 제가 희망하는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육소녀에 투영해 왔어요. 세상에 다육소녀는 오직 저만의 캐릭터여서 더욱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다육식물소녀 이전의 소녀 작품부터 ‘다육식물소녀’ 연작 변천사와 신작까지 아우르는 키다리 갤러리 전속작가 서승은 에세이화집 중국 출판 기념 특별전은 8월 25일까지. 070-7566-5995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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