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그들은 ‘소비’를 외쳤다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그들은 ‘소비’를 외쳤다
  • 이대영
  • 승인 2019.07.24 21: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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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서양 학자들 “소비는 미덕”
BC 600년경 제나라, 소비 확대 위해
유통 촉진·제도적 장애 제거 등 추진
1705년 시인 버나드 소비 진작 찬양
“사치는 100만명에 일자리 주었다네”
1775년 박제가 “비단을 입지 않으면
나라에 비단짜는 사람이 없어지고
여공이 쇠하였으며 공장도 없어질 것”
신택리지-계란바구니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포트폴리오 이론은 동양에서 먼저 사용된 개념이다. 그림 이대영

 

 

이대영의 신대구 택리지 - (29) 내수진작을 위해 이렇게까지 했다니

경제가 확장일변도로 나가는 상태를 경제성장(economic growth)이라고 하며, 축소방향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경제 불황(economic recession)이라 한다.

경기침체, 경제 호황 및 경제 불황에 대해 가장 극명하게 설명한 사람은 로널드 레이건이다. 1980년 지미 커터와 대선 대담에서 “옆집 아저씨가 해고당하면 경제침체이고, 지미 카터가 해고당하면 경제 호황이고, 내가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으면 경제 불황이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동양을 보면 경기부양 정책은 관자(管子)에선 본래 사치음미(奢侈淫靡)라는 의미로 ‘사치와 과소비가 생기더라도 관심을 쏠리게 한다’는 ‘치미(侈靡)’였다.

BC 600년경 제나라에서도 경기진작 정책으로 실시했다. 간략하게 요약하면 i)민심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소비 진작 ii)유통자금 부족을 벗어나도록 소비확대와 유통촉진 iii)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가진 자들의 소비 유도 iv)‘없는 사람들’에게 생산에 참여하도록 제도적 장애 제거 등을 적시적소에 추진했다.

서양에서 경기침체를 벗어나는데 경기 진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던 사람은 1705년 시인 버나드 맨더빌(Bernard Mandevill, 1670~1733)로 그는 ‘꿀벌의 우화(The Fable of the Bees)’에서 ‘사치는 가난뱅이 100만 명에게 일자리를 주었다네, 얄미운 오만은 또 다른 백만 명을 먹여 살렸다네...’라고 소비 진작, 투자 혹은 경기부양을 찬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경기부양책을 간언한 학자로 초정(草亭) 박제가(朴齊家, 1750~1805)가 있다. 그는 1775년 청나라 연수보고서 ‘북학의(北學議)’를 정조대왕에게 올렸다. ‘대저 제물(諸物)은 우물과 같아 퍼 쓸수록 자꾸 가득 차고, 이용하지 않으면 말라버린다. 그러므로 비단을 입지 않으면 나라 안에 비단 짜는 사람이 없어지고, 따라서 여공(女工)이 쇠하였으며, 그릇이 비뚤어지든 개의치 않으므로 교묘함을 일삼지 않아서 나라에 공장과 도야가 없어질 것이다”라고 시정론(市井論)에서 주장했다.

이와 똑같은 이론이 158년 뒤 영국 동인도회사에서 일했던 존 매이너드 케인즈(John Maynard Keynes, 1883~1946)에 의해 나왔다. 그는 ‘고용, 이자와 화폐의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and Money)’이란 책에서 유효수요(effective demand)라는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요약하면, 펌프에 물을 길러 올리자면 ‘보이는 손(visible hand)’이라도 마중물을 부어야 하며, 이때 마중물로 소비는 미덕이라는 것이다.

동양고서에서 시정(市井)이란, 생명체인 식물이나 동물이 물이 있는 곳에서 군락을 이루고 사는 것이다. 어릴 때에 불렀던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라는 동요처럼 동물인 사람들은 우물에 모여서 물도 얻고 각종정보를 얻었다.

서양 사람들이 강다리에서 교역을 시작했던 것처럼 마차, 기차 혹은 자동차가 통행수단으로 변하자 역참(驛站), 기차역 혹은 터미널이 시정을 대신했다. 그리고 비행기 혹은 여객선으로 국제여행을 하게되자 공항(air port) 혹은 항구(sea port)가 시정역할(市井役割)을 했다. 도시경제학에서는 이런 곳을 경제적 성장점(economic growth point)이라 한다. 교통학에서는 교통 결절점(traffic nodal point)이라 한다. 현대 생물학이나 생리의학에선 성장점(growth point)이 식물엔 마디에 있고, 동물엔 관절에 있다고 한다. ‘자타공인의 경제전문가’ 대통령 MB정부에서는 경제적 성장점인 기차역과 터미널을 중심으로 개발정책을 추진했다.

이와 반대로 대구공항을 통합이전 하겠다는 정책공약은 대구시의 경제성장점을 거세하겠다는 발상으로 여겨진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26년째 꼴찌인 대구 GRDP(지역내총생산)가 적어도 연간 3~7% 마이너스 성장으로 가속화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 대구의 ‘잃어버린 20년’이란 현실을 직시하자!

경제성장은 의지이고, ‘제한된 지평(limited horizon)’을 없애는 것이다. 우리의 선인들은 ‘하늘은 먹을 복이 없는 사람은 태어나지 않게 하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가꾸지 않는다(天不生無祿之人,地不長無名之草)’라고 사람은 각자 복을 타고 난다고 믿었다.

위정자들의 경국제민의 이념은 곧바로 국태민안이었다. ‘일정한 일자리를 마련해야 마음이 안정되고, 정착해서 산업에 종사하게 된다(有恒産者, 有恒心者)’는 사실을 BC 270년경 맹자는 ‘맹자(孟子)’라는 책에서 주장했다. 경제문제는 지구촌에 인류가 출현한 뒤부터 끊임없이 줄곧 고민거리로 남아왔다. 오늘날 지구촌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고민하고 있는 것과 같다.

옛 선인들은 경제적 개념이 전혀 없었다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늘날 우리보다도 더 많은 고민을 했다는 증거로 사자성어를 살펴보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혹은 대량생산은 ‘긴 소매는 춤추기에 좋고, 돈이 많으면 장사는 땅 짚고 헤엄치기다(長袖善舞, 多錢善賈)’, 매몰비용(sunk cost)은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覆水不還盆)’, 완전경쟁(perfect competition)은 ‘깊은 물은 촐랑거리지 않는다(水深不響)’, 치킨게임(chicken game)은 ‘호랑이 타고 내리기 어렵다(騎虎難下)’, 고소득 고위험은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 새끼를 잡을 수 있다(不入虎穴,不得虎子)’, 미래소비는 ‘아침에 도토리 3개 저녁에 4개(朝三暮四)’, 후발주자의 이익(benefit of latecomer)을 ‘엎어진 수레를 보고 경계하기(覆車之戒)’, 그리고 조세 회피처(tax heaven)를 ‘세금은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虎)’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공유경제(sharing economy)가 거론되고 있는데 공유지의 비극(tragedy of commons)은 ‘연못을 말려서 물고기 잡기(渴澤而漁)’, 코즈의 정리(Coase theorem)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上濁下不淨)’, 최적공해를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못 산다(水淸無魚)’,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는 ‘살구나무가 무성하면 살구나무가 즐겁다(杏茂杏悅)’,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경제현상은 ‘서리가 내렸는데 그곳에 눈까지 왔네(雪上加霜)’, 잠재실업(disguised unemployment)은 ‘공무원들과 어울린다고 제상이라도 된 듯(伴公帝相)’, 워크아웃은 거두절미(去頭截尾), 골디락스 정책(Goldilocks policy)은 금상첨화(錦上添花)로, 오늘날 금융경제의 핵심이론인 포트폴리오는 누란지계(累卵之戒)로 파악했다.

포트폴리오 이론은 서양보다 앞선 BC 250년경 한비자의 저서(韓非子)에서 ‘그 국왕의 위험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것이었다’라고 적고 있어, 따라서 우리나라도 기원전에 사용했던 개념이었다. 그럼에도 동양은 금융경제에 그 개념을 도입해서 체계적 이론화를 하지 못했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우리는 늘 경제는 마음 다스림 즉 심리(心理)라고 한다.

기원전 동양에서는 ‘만약 미래의 세상을 알고 싶다면, 주변의 일체를 살펴보라. 자연적인 법성(法性)을 활용하면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따라 만들어진다’라고, 우리가 잘 아는 화엄경에 나오는 말이다. BC 500년경에 저술된 예기(禮記, 大學編)에서도 ‘마음에 없으면, 봐도 눈에 띄지 않고, 들어도 귀에 들리지 않는다. 먹으면서도 그 맛까지 모른다’라고 했다. BC 270년 맹자는 아주 자세하게 ‘하늘이 주는 절호의 기회라도, 지리적 이점을 살리는 것만 못하고, 지리적 이점이 아무리 좋아도 지역주민의 하려는 의지를 당할 수는 없다(天時不如地利,地利不如人和)’고 했다.

그러나 이는 1915년 영국의 식민지 세인트루시아(Saint Lucia)의 가난한 농장노예였지만 영국 런던경제대학교에서 공부한 윌리엄 아서 루이스(Sir William Arthur Lewis, 1915~1991)에 의해 개발도상국가의 경제발전을 위한 ‘경제개발이론(The Theory of Economic Growth)’으로 1955년 발표됐다. 그는 1979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경제성장은 경제하려는 의지(잘 살아 보자는 간절함)에 좌우된다(Economic growth depends on the will to economize)’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세’ 노래가 방방곡곡에 울려 퍼졌다. 잘 살아 보자는 간절함이 하늘을 찔렀다. 그는 경제하려는 의지(the will to economize)를 i)제품생산의 의욕(the desire of goods), ii)노동대가의 비용(cost of effort) iii)자원과 대응(resource and response)으로 나누고 있다.

죽은 경제학자 아서 루이스가 우리에게 던지는 경제하려는 의지의 핵심은 ‘제한된 지평(limited horizon)’을 깨뜨리는 것, 바로 오늘날의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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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램 2019-07-24 22:35:19
궤변론자...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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