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사찰 소나무 밀반출 송해공원 식재”
“전통사찰 소나무 밀반출 송해공원 식재”
  • 김주오
  • 승인 2019.07.25 20: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보자 “주지가 6그루 빼돌려
사찰·달성군 수사하라” 주장
郡, 주민 민원 제기에도 묵인
주지 “위반 행위인지 몰랐다”
郡 “상황 파악 후 행정 조치”
유가사서밀반출된소나무
대구 달성군의 전통사찰인 유가사에서 밀반출된 소나무가 버젓이 송해공원에 심겨있다.

대구 달성군의 전통사찰인 유가사의 주지가 경내에 있는 소나무를 불법으로 캐내 밀반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렇게 캐내진 소나무는 달성군이 최근 조성한 송해공원에 다시 심어진 것으로 확인돼 ‘달성군이 소나무 밀반출을 묵인했다’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밖에도 유가사 경내에 있는 수십 t의 자연석도 불법 채취돼 강화도에 있는 한 사찰로 보낸 것으로 확인돼 지역의 문화유산을 잘 감독해야 할 달성군은 이를 묵인하고 유가사는 그 비호 아래 버젓이 불법을 자행해왔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5일 제보자 등에 따르면 이 사찰의 주지가 지난해 2월부터 유가사 경내에 있는 둘레 1m 정도 크기의 소나무 6그루를 불법으로 캐 낸 후 송해공원으로 옮겨 심었다는 것. 또 2012년께 유가사 경내에 있는 자연석도 불법으로 채취해 5~8t 차량 약 15대를 동원, 강화도에 있는 한 사찰로 보냈다는 것이다.

공원문화유산지구 내에 있는 유가사는 공원관리청에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광물을 채굴하는 행위와 나무를 베거나 반출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만일 허가를 받지 않고 소나무 굴취 등의 행위를 한 경우 ‘자연공원법’ 제82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유가사의 이 같은 밀반출 행위에 대한 민원은 그 동안 수차례 제기됐지만 달성군은 이를 철저히 묵인해 온 것으로 알려져 인근 주민들에게서 ‘유가사의 불법을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보자 A씨는 “자연공원법 등에 따라 유가사 경내뿐만 아니라 이곳 지역 모든 부분에서는 소나무 굴취나 자연석 채취가 안되게 돼있다”며 “전통사찰의 주지가 소나무와 자연석을 밀반출하는 불법행위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더욱이 밀반출한 소나무를 송해공원에 식재했다니 달성군이 불법을 부추긴 꼴”이라며 “소나무와 자연석의 불법 밀반출 부분에 대해 유가사와 달성군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가사 주지는 “나무를 베어서 버리는 것보다 송해공원이 시민의 휴식공간이자 달성군민의 공원인만큼 순수한 마음으로 옮겨 심었다”며 “당시 비용은 달성군에서 지불했는지, 지인이 지불했는지는 정확하게 잘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순수한 마음으로 하다 보니 소나무 반출이 위반 행위가 되는지도 몰랐다”며 “자연석 반출의 경우 오래 전에 경찰수사를 받았고 무혐의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달성군은 유가사의 소나무와 자연석 등의 밀반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달성군 홍만표 공원녹지과장은 “유가사 경내에 소나무를 반출할 경우 군청에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허가신청이 들어온 것이 없었고, 알지 못했다”며 “실제 소나무와 자연석을 밀반출했는지 여부를 파악한 이후 경찰에 고발 등의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오기자 kjo@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