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윤 시인, 첫 산문집 ‘시시비비’ 출간
김사윤 시인, 첫 산문집 ‘시시비비’ 출간
  • 황인옥
  • 승인 2019.07.28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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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과 청춘 향한 응원 메시지”
“날카로운 시선으로 詩 쓰다
독자와 소통하려 산문 세계로
학업에 지친 학생에 꿈 전하고
사랑앓이 하는 청년들 위로”
김사윤 시인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타고난 기질은 평생 변하지 않는다’로부터 근거한 추론이다. 이른바 ‘인간본성 불변론’이다. 최근 만난 시인 김사윤(사진)에게 이 공식은 무의미했다. 자신의 가치관에 비춰 아니다 싶으면 가차 없이 ‘안돼’라고 하던 태도에 변화가 찾아들고 있다고 했다. “이제는 단정적으로 ‘안돼’라 하지 않고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해요. 문제를 접근하는 태도와 방법론에서 변화가 찾아왔죠.” 시인은 자신의 가치관에 반하는 일들에 대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던 태도로부터 살짝 비껴나 객관적으로 자신을 관찰하게 됐고, 어느 순간 달라진 자신과 마주하게 됐다. 보다 유연해진 것.

그가 “지인들로부터 눈빛에 봄 아지랑이 같은 따사로움이 스며있다는 소리를 듣는다”며 수줍게 웃었다.

철옹성처럼 고수했던 날카로웠던 태도를 바꾼 것은 역시 ‘글’이었다. ‘글쟁이는 글로 말한다’는 통념이 그에게도 해당된 것. 시인은 지난 1년간 시가 아닌 산문을 쓰면서 조금씩 유연해지는 자신과 마주하게 됐다. “시는 저를 위한 글이죠. 그래서 시를 쓸 때는 한 치의 연민도 두지 않고 처절하게 파고들게 돼요. 눈빛에 날이 팽팽하게 서죠. 반면에 산문은 누군가와의 소통을 위한 글이어서 시선도 따뜻해지고 시각도 유연해져요.”

시인 김사윤이 산문집 ‘시시비비(詩詩非非)’를 출간했다. 그의 첫 산문집이다. 지난해 발표한 시집 ‘ㄱ이 ㄴ에게’를 포함해 총 6권의 시집을 출간한 중견 시인이 산문집을 낸 이유를 궁금해 하자 그가 소통을 이야기했다. “어떤 분이 ‘문학도 상품이고, 상품은 고객의 요구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 혼자 만족할 거면 무슨 이유로 작품을 발표하는가. 집에서 일기나 쓰지’라고 남긴 댓글을 보고 한 방 맞은 것 같았어요. 그날 노트에 ‘어쩌나. 어쩌나. 어쩌나’를 수십 번 적었던 것 같아요.”

시인의 이념적 스펙트럼은 진보에 가까웠다. 그의 그런 성향은 시집이나 신문지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가감 없이 표출해왔다. 정치문제로부터 시작해 사회문제 전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속내를 드러내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호불호가 갈리기 일쑤. “어느 독자의 충고를 보고 ‘이제는 내가 다양한 독자에게 말을 건넬 차례가 됐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가 시를 ‘독백’, 산문을 ‘방백’에 비유했다. 사람에 따라 다른 해석이 있겠지만 적어도 시인에게 시는 자신을 위한 글, 산문은 제3자를 위한 글이었다. 그렇다면 김사윤은 이번 산문집에서 누구를 떠올리며 한자 한자 정성을 가득 담아 산문을 써 내려 갔을까? 그가 “청소년들의 멘토가 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입시 위주의 교육에 길들어져 가는 청소년과 학부모들에게는 잊고 있던 ‘꿈’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그의 눈길이 정치나 사회문제로부터 청소년들에게 향한 계기는 있었다. 지난해부터 중학생부터 일반인까지 아우르는 멘토링 수업을 맡게 된 것이 인연이 됐다. 그는 지난 1년간 울산 군부대와 중고등학교에서 청소년과 군부대 대원들을 대상으로 ‘꿈’을 주제로 멘토링 수업을 진행했다.

멘토링 수업에 참여한 수강생은 총 50명. 김사윤은 50명에게 50문항의 설문지를 돌렸다. 첫 문항에 각자의 ‘꿈’을 적고, 2번부터 50번까지는 수강생들이 친구가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을 적으라고 했다. “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조금씩 변하는 걸 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경험을 제공하고 싶어 신문집을 내게 됐어요.”

작가가 시집을 발표할 때와 산문집을 출간할 때의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책의 움직임, 독자들의 움직임이 빠른 시간 안에 포착된다는 것. 차분하게 진행되는 시집의 유통과 달리 산문집은 움직임이 보다 빠르고, 움직임의 시간도 길다고 했다. 그가 “위안이 필요한 시대에 위안을 주는 책이어서 그렇지 않을까?”라는 조심스러운 진단을 내놨다.

산문들은 청소년을 주된 대상으로 하지만 사랑앓이에 힘들어하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도 포함됐다. 주제를 다양하게 열어두었고, 이는 다양한 독자들을 위한 배려였다.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거나, 고민 중인 문제들에 대해 작가 특유의 수려한 문체로 풀어냈다. 정치와 사회적인 주제들을 제외하고 일상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을 옳고 그름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으로부터 벗어나 ‘시어(詩語)를 양산해내는 하나의 다락방 같은 창고’를 보여주는 마음으로 산문들을 써 내려 갔다. 책장을 넘기는 순간, 물기 가득했던 마음에 햇살같은 위안들이 그득하게 채워질 것이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김사윤은 자유문예 ‘노인편승’으로 등단했고, 2012년 제5회 후백 황금찬 문학상을 수상했다. 문화체육관광부 2019인생나눔교실 멘토(영남권)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 ‘나 스스로 무너져’, ‘내가 부르는 남들의 노래’, ‘돼지와 각설탕’, ‘가랑잎 별이 지다’, ‘여자, 새벽걸음’, ‘ㄱ이 ㄴ에게’ 등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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