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미래
생각의 미래
  • 승인 2019.07.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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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전 새누리교회 담임목사
인간은 갈대이다. 자연가운데 가장 연약하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혹 우주가 그를 죽인다고 해도 인간은 자기를 죽이는 우주보다 훨씬 더 고귀하다. 인간은 자기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과 우주가 자기를 능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우주는 그것을 전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의 모든 존엄성은 사고에 있다. 이런 파스칼의 말에 의하면 인간과 동물의 중요한 차이는 ‘생각’에 있다.

이론물리학계의 세계적 석학이자 미래학자인 ‘미치오 카꾸’는 “인간에게는 공간적 의식과 사회적 의식 외에 시간의 흐름을 파악하는 ‘시간적 의식’이 있다. 개나 고양이에게 내일의 의미를 가르칠 수 없는 이유는 그들이 오직 ‘지금’만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끊임없이 미래를 준비하고 있으며 심지어 죽은 후에 결과가 나오는 일을 계획하기도 한다”라고 말한다.

파스칼과 미치오 카꾸의 이런 말에 의하면 결국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생각의 미래’란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생각은 인간 고유의 기능이며 미래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의 미래는 우리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것임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미래에 살아가게 될 삶의 실체적 현상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생각의 실체일 것이기 때문이다.

뇌 과학에 의하면 우리의 생각은 1천억 개의 뇌세포와 그에 딸린 20만 개의 가지가 오감이 받아들인 정보를 상호 융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뇌신경학자 캘롤라인리프 박사는 인간의 생각은 뇌세포에서 전기의 흐름을 만들어 유전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하는 생각은 유전자와 뇌세포를 활성화할 수도 있고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생각은 뇌세포와 유전자에 영향을 주며 인류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과연 어떤 생각을 해야 할 것인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생각은 인간을 인간 되게 하고 인류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는 인간과 만물 그리고 사건의 본질을 통찰하는 생각을 훈련해야 한다. 그것은 가시적인 면과 비가시적인 면, 보이는 영역과 보이지 않는 영역을 함께 통찰하는 사고력을 의미한다. 특히 비가시적인, 보이지 않는 영역을 통찰하는 생각의 능력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능력일 것이다. 사람과 사물과 사건에서 보이지 않는 부분을 통찰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만큼 더 중요하다.

초월적 사고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능력이다. 면이라는 이차원에서 공간이라는 삼차원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삼차원적 존재인 인간이 4차원 혹은 5차원이라는 고차원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현대물리학과 우주학에서는 고차원의 세계를 수학적으로 검증해 내며, 초월적 세계인 우주의 비밀에 접근하고 있다. 초월적 세계의 존재와 초월적 존재자를 인식한다는 것은 인간의 삶에 놀라운 의미를 부여하고 인간의 품격을 유지하게 한다.

관계적 사고도 인간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다. 모든 만물과 생물 그리고 인간, 더 나아가 초월적 세계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관계적 사고의 기반이다. 무엇보다도 사람이 먼저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올바로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그것은 실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울러 다른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만물과의 관계를 바르게 유지하도록 사고한다는 것은 인간의 놀라운 특성이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우리는 말 없이 생각에 잠긴 채 좀 더 앉아 있어야 할 존재이다. 거기에 우리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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