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실업급여가 던지는 시사점
사상 최고 실업급여가 던지는 시사점
  • 승인 2019.07.2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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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통계가 나올 때마다 충격이다. 대구지역에서 일자리를 잃어 실업급여를 받는 고용보험 가입자와 실업급여 지급규모가 지난 상반기 사상 최초로 2천억 원을 넘어섰다. 경북지역도 1천700억 원 이상을 실업급여로 지급하며 상반기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계를 작성한 2010년 이래 사상 최대치다. 실업급여 급증은 ‘일자리 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의 고용한파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28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대구지역 실업급여 수급자 수는 3만6천44명으로 총 2천483억9천600만 원을 지급받았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수급자 수 3만3천248명, 지급액 1천888억5천300만 원보다 각각 8.4%, 31.5% 증가한 수치다. 경북도 수급자 수는 26.8%, 지급액은 67.1%나 급증했다. 특히 대구의 경우 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가장 빠른 시일에 2천억 원을 돌파한 점이 주목된다.

이처럼 대구·경북의 실업급여 수급자 수와 지급액이 급증하는 이유는 지역을 포함한 국내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은 데도 있지만 정부 정책이 실업급여 대상과 지급액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영향이 크다. 즉 지급액이 충분히 크고 지급을 받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실업상태에서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거나 구직급여가 떨어질 무렵까지 구직활동을 소극적으로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점에서 정부의 정책은 미덥지 않다. 정부는 이달부터 실업급여 지급액을 평균 임금의 50%에서 60%로 확대하고, 지급 기간도 90∼240일에서 120∼270일로 늘렸다. 따라서 실업급여 지급 기간과 지급액은 1인당 평균 127일 동안 772만 원에서 156일 동안 898만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실업급여 지급 기간과 규모가 늘어난 것은 1995년 고용보험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실직자를 위한 사회 안전망 강화가 엉뚱한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다.

실업급여 확대는 능사가 아니다. 실업급여는 정리해고 등으로 원하지 않게 직장을 잃은 근로자의 생계를 유지하고 재취업을 준비하도록 지원하는 일차적 사회안전망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고용이다. 우리와 달리 미국은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1969년 이후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물고기가 필요한 아이에게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줄 것인지, 물고기를 잡아 줄 것인지를 고민할 때다. 부실투성이 경제정책을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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