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 조심하라” 폭언 시달리는 환경미화원
“밤길 조심하라” 폭언 시달리는 환경미화원
  • 장성환
  • 승인 2019.07.31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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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 업무 담당자 고충 토로
쓰레기 불법 투기 과태료 부과시
주민 협박·구청 항의 비일비재
신체적인 위협엔 경찰 도움 받아
환경미화원 핸드폰 번호 저장해
쓰레기 치우라는 황당한 전화도
환경미화원단속반업무사진
31일 오후 3시 30분께 대구 중구청 소속 환경미화원 단속반이 불법 투기된 쓰레기에 과태료를 부과하가 위해 쓰레기 봉투에서 불법 투기자의 신상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찾고 있다. 중구청 제공

단속반 업무를 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들이 일부 주민들로부터 폭언·욕설을 듣는 것은 물론 야구방망이 등으로 위협당하며 힘든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대구 중구청 소속 환경미화원에 따르면 단속반은 쓰레기 불법·무단 투기를 단속하고 적발해 주민에게 과태료 부과와 함께 선도·계도하는 일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일반 쓰레기 불법 투기의 경우 최대 20만 원, 건축폐기물은 최대 100만 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쓰레기 불법 투기에 대한 과태료가 비싸다 보니 이를 부과하려는 단속반 환경미화원을 상대로 주민들이 거칠게 반발하는 경우도 많다. 폭언과 욕설은 기본이고 멱살이 잡히는 등 신체적 위협을 받아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한다. 사소한 행동에 시비를 걸거나 작은 꼬투리를 잡아 구청에 항의하는 일 역시 비일비재하다.

중구청 환경미화원 A(45)씨는 단속반 업무를 하다 종종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한 주민이 쓰레기 불법 투기 단속에 걸리자 다시 쓰레기봉투를 가져가겠다고 우겨 말리고 있는데 갑자기 자동차 트렁크에서 야구방망이를 꺼내 휘둘렀다”며 “어떤 주민은 과태료를 부과하자 얼굴 기억했으니 밤길 조심하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런 일을 계속 겪으니 직업에 대한 회의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업무상 연락했던 환경미화원 개인 핸드폰 번호를 저장해뒀다가 근무시간이 아닐 때 연락해 막무가내로 쓰레기를 치워달라고 하기도 한다.

환경미화원 이준철(42)씨는 “쓰레기 불법 투기에 적발되면 다수 주민들은 잘 모르고 그랬다면서 선처해 달라고 하지만 일부는 굉장히 심한 말과 함께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기도 한다”며 “과태료 부과에 항의하는 주민과 몇 차례 실랑이를 벌이고 나면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호소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환경미화원들이 어려운 여건에서 본인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도 이에 잘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장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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