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권의 낯 두꺼운 ‘내로남불’ 행태
정부·여권의 낯 두꺼운 ‘내로남불’ 행태
  • 승인 2019.08.0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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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동안이나 학교를 떠나 있었던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다시 서울대학교에 복직했다. 교수직을 사퇴하지 않은 채 정치를 하는 정치교수, 즉 폴리페서를 그렇게 비판했던 조국 전 수석이다. 자신이 그다지도 비판했던 일을 자신이 그대로 하고 있다. 비단 조국 전 수석뿐만 아니라 정부와 여권 전반에서 남들은 하면 안 되지만 자기는 해도 괜찮다는 ‘내로남불’ 행태가 해도 해도 너무 하다. 몰염치에다 양심에 관계되는 문제이다.

과거 교수 시절 조 전 수석이 폴리페서를 비판한 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 2004년 조국 교수는 ‘국회의원이 된 교수가 사직하지 않으면 그 기간 동안 새로이 교수를 충원할 수 없다’거나 ‘국회의원 공천 신청을 하는 순간부터 교수는 본연의 업무인 연구와 교육에 집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2008년에도 조 교수는 학보에 ‘정치를 위해 학교와 학생을 버린 교수에게 아무런 조치가 없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런 조 교수가 복직했다는 소식에 서울대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 교수에게 “서울대 교수가 지 맘대로 했다 말았다 할 수 있는 하찮은 자리인가”나 “내로남불·몰염치는 이번 정권 필수 덕목’이라는 비판과 조롱을 글이 수없이 달렸다. 조 교수가 장관이 된다면 불과 며칠 동안의 교수이며 국회의원에 출마하면 몇 달 간의 교수가 된다. 학교와 학생들에게 엄청난 피해 입히는 행위이다.

정부나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 식의 파렴치는 이루 열거를 할 수도 없을 지경이다. 지난 정권의 블랙리스트를 적폐라며 비서실장, 장관 등을 줄줄이 구속시켰다. 그러나 자기들의 그런 행태라 드러났을 때는 체크리스트라는 말로 정당화한다. ‘문재인 정부는 민간인 사찰 DNA가 없다’고 해놓고 암암리에 다 했다. 학교 서열화라며 자사고 등을 폐지해야 한다면서 자기들의 자녀는 보낸다. 부동산 투기도 자기들이 하면 문화 사업이다.

정부와 여권의 내로남불 행태는 양심의 문제이다. 겉으로는 정직한 척 하면서 온갖 비양심적인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런 일이 드러나도 뻔뻔하게 변명한다. 조 교수도 남이 하면 비난받을 정치교수지만 자기는 ‘규정에 따라 복직’했다 한다. 몰염치하고 부정직한 내로남불 행태이다. 정부나 여권은 자신이 적폐라며 단죄했던 똑 같은 적폐를 저지르고 있다. 조 교수도 더 이상 비난받기 전에 스스로 교수직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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