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폭염 장기화에 사각지대 방치 없도록
살인 폭염 장기화에 사각지대 방치 없도록
  • 승인 2019.08.0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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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덥다. 2주째 대구와 경북에 36℃를 넘나드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밤에는 열대야까지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3일 경북도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44분 김천시 대덕면의 밭에서 일하던 80대 여성 A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아들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의 심장은 이미 멈춘 상태였다. 폭염경보가· 내려진 김천지역의 2일 낮 최고기온은 35.6도였다. 절대 외출을 해서는 안 되는 상황에서 밭일을 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다.

3일 현재까지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사망 1명을 포함해 113명으로 늘었다. 온열질환자는 열탈진, 열경련, 열사병, 열실신 등이며, 주로 작업장, 운동장, 공원, 논·밭, 길거리 등 강한 햇볕에 노출된 곳에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자 중 99명은 치료를 받고 퇴원했으나 13명은 입원 중이다.

전국 대부분에 폭염경보가 내려지자 정부는 폭염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인 ‘심각’으로 격상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3일 오후 1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을 가동하고 비상 1단계 근무에 들어갔다. 폭염으로 인한 국민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범정부적 조치다. 폭염으로 중대본이 가동된 것은 지난해 폭염이 재난에 포함된 뒤 처음이다. 그만큼 올해의 폭염은 심각한 상태다.

없는 사람에게는 추위보다 더위가 그나마 낫다고 하지만 요즘 같은 폭염에 변변한 냉방시설은 고사하고 선풍기나 창문도 없는 쪽방에 거주하는 저소득 계층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쪽방 노인이 오죽하면 “추위보다 더위가 더 무섭다”고 말할까. 특히 고혈압과 당뇨, 위장병 등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노년층에게 폭염은 한순간에 생명을 앗아가는 위협적인 적이 될 수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폭염대책반을 가동하고 있긴 하지만 취약계층이 사각지대에 방치돼 ‘살인 폭염’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폭염 피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낮시간대에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지만 부득이 바깥 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더욱 에어컨 없이 선풍기로 폭염을 견디는 취약계층의 고통은 표현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이들의 고통을 덜어 줄 응급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창문 하나 없이 갇혀 지내는 쪽방촌과 지하셋방을 잘 보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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