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비 섞은 ‘칼제비’도 인기
멸치 등 육수로 적당히 간 조절
파전·빈대떡과 먹으면 ‘일품’
깍두기·김치 두가지 모두 제공
연령층 구분 없이 누구나 선호
<착한가격 이 업소> 달성군 ‘순해집손칼국수’
여름철 갑작스레 쏟아지는 소낙비를 피해 먹는 칼국수와 빈대떡, 막걸리의 조합은 환상적이다.
직접 밀어낸 따뜻한 손칼국수 국물에 바삭하게 익힌 빈대떡 한 점, 걸쭉하고 탁한 막걸리 한 사발이면 몸을 잔뜩 에워 싼 기분 나쁜 습기도 견딜만해 진다.
순해집손칼국수는 대구 달성군 화원역 인근 화원먹거리타운에서 김미옥(여·49) 사장이 7년째 운영 중이다. 사문진나루터가 주변에 있어 나들이 후 요깃거리를 찾아 들린 이들도 많다.
대표 메뉴는 4천 원 칼국수로 수제비를 섞은 칼제비도 인기다. 여름 계절메뉴로 콩국수, 잔치 국수, 물·비빔 막국수도 잘 팔린다.
모든 면 요리는 손 반죽이 기본이다. 멸치 등으로 시원하게 육수를 우려내면서도 간을 조금 심심하게 해 처음 먹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맛이 세지 않아 빈대떡 등 다른 음식과 궁합도 좋다.
손님들을 살펴보면 2명 중 1명은 국수에다 전을 추가해 먹는다. 이 중에서도 빈대떡 주문이 제법 많이 들어왔다. 통상 두툼한 빈대떡을 떠올리기 쉬우나, 이곳 빈대떡은 쌀가루와 녹두가루를 얄팍하게 부쳐 내 바삭한 식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름기도 적어 담백한 맛을 낸다. 비 오는 날이 되면 막걸리에 칼국수, 파전·빈대떡 등을 주문하는 고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깍두기와 김치가 모두 제공되는 점도 장점이다. 가성비를 강조한 칼국숫집은 대체로 배추김치와 무김치 중 하나만 제공되는 곳이 많다. 매일 오전 정성스레 담긴 김치는 수 가지의 기본 찬 등과 손님 앞에 정갈하게 차려진다.
가게 한편에 설치된 셀프대를 통해 사장 눈치 보지 않고 원하는 반찬을 더 덜어 먹을 수도 있다. 청양고추와 풋고추도 동시 제공된다.
김 사장은 “매운 것을 잘 드시는 고객이 있고, 못 드시는 고객도 있다”며 “우리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입맛을 최대한 맞추고자 세세한 부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그의 노력에 장사는 매해 성장 추세다. 기존 주 고객층이 30~50대 남성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가족단위 고객과 무리지은 학생 손님들도 제법 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령층에 구애받지 않고 상권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주차공간이 넓어 편하고 주변 교통도 붐비지 않아 칠곡, 성서, 수성구 등 멀리서도 찾아오는 손님도 다수 생겨났다.
김 사장에 따르면 순해집손칼국수는 농사를 짓는 단골손님들에게 파, 호박 등을 저렴하게 구매하거나 선물 받으며 착한 가격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다. 단골들은 원가 이하 혹은 무료로 음식재료를 공급하고 칼국숫집은 저렴하고 변치않는 맛으로 보답하면서 오가는 정이 함께 쌓인 것.
그는 “착한가격업소가입 후 가게에 설치된 현판을 보며 저렴한 가격을 좀 더 유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한다”며 “인건비 등 상승으로 상황은 녹록지 않지만, 최대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아람기자 aram@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