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에게 대구 경제를 자문한다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에게 대구 경제를 자문한다면…
  • 이대영
  • 승인 2019.08.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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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세 최연소 수상자 ‘케네스 애로’
‘내생적 경제성장’ 이론 등 제시
대구, 기술혁신·생산성 향상 등
내생적 성장 도모할 여지 많아
러시아 수학자 ‘레오비트 칸토비치’
부존자원 최적배분·선행계획 계산
레닌그라드 포위전쟁 대작전 성공
대구도 부존자원 고려하는 법 배워야
신택리지-정통계
정 통계. 오늘날 정치는 수치로 하고, 행정도 수치로 한다. 그림 이대영

 

이대영의 신대구 택리지 - (31) 지역경제의 정확한 진맥을 위해 - 2

옛날 시골에서 동네축구를 하면 머슴살이 하는 형은 작대기 개수로, 서당에서 한문을 배웠던 형은 한일(一) 두이(二), 석삼(三)으로, 읍내부잣집에서 식모살이하던 누나는 공깃돌 개수, 오늘날 유치원에 다니는 손녀딸은 1, 2, 3, 4, 5 숫자를 쓴다. 한자를 배운 어떤 형은 바른(正) 획수로 숫자를 대신한다.

바른 정(正)자의 수치관념이 다스릴 정(政)자에 반영되어 있다. 관자(管子)는 경제를 말 타기에 비유해서 ‘위정(爲政)은 수치(正)에 근거해서 수행해야 하고, 백성이 아닌 자기에게 채찍질을 해야 한다’고 다스릴 정(政)자의 제자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공자(孔子)는 ‘정명(正名, 대의명분을 바로 세움)을 위해서 자기 자신을 채찍질하는 것(必也正名)’을 위정이라고 논어에서 말했다.

오늘날 정치는 수치로 하고, 행정도 수치로 한다. 그래서 그런지 노벨경제학 수상자 가운데는 물리학, 수학, 통계학, OR(Operation Research), 회계학, 재정학 등 수치를 다루는 학자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외삼촌 떡도 커야 사먹는다’ 혹은 ‘장사는 제 아버지에게도 남아야 판다’는 우리 속담속의 경제 마인드가 실제적으로 경제를 살리기 때문이다.

속된 말로 통 큰 정치를 한다는 정치 마인드로는 말아먹기 딱 좋다. 경제전문가 혹은 지역전문가도 ‘국속에 파묻힌 국자처럼 진정 국맛을 모른다.’ 자신이 경제1인자라고 자칭하는 대부분의 지역정치인이나 경제전문가(학자)들도 ‘국속에 파묻힌 국자’에 불과하다.

51세 최연소 1972년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케네스 애로((Kenneth Arrow,1921~2017)는 경제와는 거리가 먼 소설가이며 정치이론가였다. 경제이론으로는 사회선택이론과 내생적 경제성장이론(endogenous growth theory)을 제시했다. 외생적 요인에 의해서 경제성장(exogenous economic growth)만을 믿어왔던 대구경제에 새로운 방향인 내생적 경제성장(endogenous economic growth)을 주목해야 한다. 국비지원, 국제경제여건, 정치적 지원책 등의 외부경제여건이 순탄치 않더라도 기술혁신, 각종 재생작업, 다운사이징(downsizing) 및 생산성 향상 등으로 내생적 성장을 도모할 여지는 많다. 앞으로 대구경제의 나갈 방향은 더 이상 외생적 경제성장에만 의존하지 말고 내생적 경제성장에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

독일 시인이며 통계분석 계량경제학자로 하버드대학 교수였던 바실리 레온티예프(Wassily Leontief, 1906~1999)는 197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다. 오늘날 우리들이 고용유발효과, 부가가치 유발효과 등의 경제적 효과를 측정하는데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기는, 매 5년 마다 나오는 한국은행 발간 산업연관표(産業聯關表)는 그의 창안에 기인하고 있다. 투입산출분석(input-output analysis)의 결과물을 역으로 놓고 투자유발효과를 측정해 산업연관표(industry relation table)를 개발했다.

지역정치인은 물론 행정담당관은 지역자치단체장의 공약사항이나 국책사업 유치에 앞서 산업연관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해야 한다. 눈앞의 생색나는 사업(유치, 설치, 개발 등)이라도 나중에 유지관리비까지를 감안해야 후손 혹은 미래대구경제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대부분은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서 만드는데 10% 정도의 비용이 드나 생색은 100% 낸다. 나중에 유지관리비용은 개발비의 9~10배 이상이 소요된다. 이를 시스템관리학에서 ‘시스템의 빙산효과(iceberg effect of system)’라고 한다.

스웨덴 사회복지 경제학자인 칼 군나르 뮈르달(Karl Gunnar Myrdal, 1898~1987)는 197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사전·사후분석(before-after analysis)을 통해서 동학적 균형개념을 도입해 저개발국에 대한 ‘아시아의 드라마(Asian drama:an inquiry into the poverty of nations)’ 및 1962년 ‘풍요에의 도전(Challenge to Affluence)’ 등의 사회복지 연구와 1939년 ‘화폐적 균형론(Monetary Equilibrium)’, ‘가격형성의 기대역할’ 및 1957년 ‘경제이론과 저개발지역(Economic Theory and Underdeveloped Regions)’을 연구했다. 여기서 그는 모든 사업에 있어 경제마인드를 갖고 사전에 전후(前後)분석(before-after analysis)을 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하며 이런 경제성 분석마인드가 30만 개의 부속품을 나사로 조립해서 우주선이라는 경제성장을 이룩하는 것과 같다고 역설했다.

러시아의 수학자 레오비트 칸토비치(1912~1986)는 소련의 합판생산 공장현장에서 최적생산을 위해서 2차 연립방정식으로 해법을 풀이했다. 실례가 1939년에 발표했던 ‘조직과 생산계획의 수학적 방법(Mathematical Methods of Organizing and Planning Production)’이다. 1975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으며, 부존자원의 최적배분, 선행계획법(liner planing method)을 이용해 872일간의 레닌그라드 포위전쟁(Siege of Leningrad)에서 얼음두께, 기온변화 등의 변수를 고려한 군용차량의 최적거리를 계산해 내어 1944년 1월 27일에 대작전을 성공시켰다. 1965년부터 우리나라가 그의 경제계획을 도입해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수립했다. 환언하면 소련의 계획경제에서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란 아이디어를 얻었다. 대구경제에서도 자연환경, 지리적 위치, 인적자원, 정보비대칭성 등의 부존자원을 고려해서 산업을 계획하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 부존자원의 최적화를 고려하지 않는 산업유치는 ‘시한폭탄만을 수집하는 고물상’과 같다.

◇ 대구시민과 함께 ‘손에 잡히는 경제’를 하도록

일시적인 캠페인을 통해서 선거에서 득표하면 지역정치인으로 선택을 받을 수 있으나 지역경제는 일시적인 유세가 아닌 장기적인 평시캠페인(long-term ordinary campaign)으로 손에 잡히는 경제(hand-taken economy)를 해야 경제성장을 할 수 있다.

초등학생이라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설명하고, 당장이라고 손에 잡힐 듯이 비전을 던져주어야 한다.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했지만 행정경험을 경제에 접목해서 손에 잡히도록 설명한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1012~2006)은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고,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아이디어는 아직도 살아있다.

1960년 정부의 부적절한 시장개입이 효과가 없다는 주장을 샤워실의 바보(fools in the shower room)라는 설명으로 정치인들에게 거부감 없이 정부실패(government failure)를 설명했다. 경제(재정)정책은 실시했다고 6개월 내 단시일에 효과가 타나지 않는다고 역(逆)선택을 하는 것은 좀 차가운 물이 나온다고, 뜨거운 물 수도꼭지를 획~ 둘렸다가는 너무 뜨거워서, 다시 차가운 수도꼭지로 획~ 돌리는 것이다. 이렇게 했다가는 절대로 따뜻한 샤워를 못하는 바보가 된다. 경제성장은 어떤 면에서는 몇 년간 잘 가꾸어야 맺어지는 과실과 같다. 지금 이렇게 ‘잃어버린 20년 경제’로 오두방정을 떠는 것 그 자체가 전체를 관조하지 못하는 ‘바보들의 행진(fools’march)’인지도 모른다.

1978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지만 경제학자가 아닌 사회학자 및 경영학자라는 이유로 우리의 기억 속에 없는 허버트 알렉산더 사이몬(Herbert Alexander Simon, 1916~2001)은 1972년 “육체근로인 제조업은 전산화를 하면 인건비가 줄고 생산성이 향상된다. 그러나 지식근로인 행정에서는 새로운 전산운용인력과 유지관리비의 증대로 투입비용에 비해 생산성은 증대하지 않는다”고 ‘지식근로역설(knowledge work paradox)’을 내놓았다. 그의 대표적인 논문은 1978년 ‘제한된 이성모형(Models of Bounded Rationality)’이다.

정치나 경제활동의 대부분이 합리적인 절차(의견수렴, 합법성 검토 등)에 의한 이성적인 판단에 의하기보다 의사결정자의 즉흥적인 감성이나 자극에 의해 정책결정이 되기에 실패위험을 안고 있다. 전문성, 습관, 가치관 등에 너무 젖어있거나 익숙함에서 의사결정에 둔감해지고, 심지어 옳고 그름을 분별 못하게 된다는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에 의해 정책이 결정된다는 주장이다. 결국은 대구특유의 비아냥거리는 표현으로 “니~ 잘~ 났다”는 말을 듣게 될 것이다.

2008년 MB정부에서 ‘대불공단 전봇대’,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 ‘손톱 밑 가시’라는 슬로건으로 경제규제완화가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경제규제완화에 대해 1971년 조셉 스티글리츠(Joseph Eugene Stiglitz,1943년생)는 경제규제이론(Theory of Economic Regulations)을 발표해 2001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경제규제는 한마디로 기득권자의 포획대상물이 된다. 즉 규제완화는 기득권자들의 권익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의미에서 일명 규제포획이론(regulation capture theory)이다. 입바른 사람은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를 경제규제완화로 기득권자(해운업자)의 불편을 없애 준 결과라고 했다.

당태종의 ‘정관의 다스림(貞觀之治)’은 “임금이 어떻게 해야 보다 현명해지겠습니까? 그야, 한쪽 말만 들으면 캄캄하지만, 양쪽 다 들으면 명확해지는데요(側聽則暗兼聽則明)”라는 결론이다. 경제라는 보리(麥,barley)는 주민의 발자국 소리(足聲)를 듣고 자라고, 귀기우림(傾聽)을 눈여겨보고 성장한다.

아직도 정치인들은 경제를 1973년도 콜롬비아대학교 통계학 서문에 ‘통계는 수학의 매춘부다(Statistics are prostitutes of mathematics)’라는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 어느 시대이든 경제는 통계수치로 나타났고, 수치가 바로 경제현실이다. 최근 일본과 중국의 경제통계가 조작되었다는 일본과 중국 언론의 보도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통계마사지 혹은 조작이라는 여론은 어느 정부에서나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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