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길 가는 일본, 외교력 발휘할 때
막다른 길 가는 일본, 외교력 발휘할 때
  • 승인 2019.08.08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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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7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관보에 공포했다. 2일 일본 내각이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개정안을 공포한 것으로 이달 28일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부터 일본 기업이 수출 규제 품목을 한국에 수출하려면 기존에 3년 동안 유효했던 일반포괄허가를 받을 수 없게 되는 등 절차가 한층 까다로워진다.

개별허가를 받게 되면 수출 관련 주무부서가 칼자루를 쥔다. 외교 안보적 갈등이 자신들이 뜻하는 방향으로 풀리지 않으면 칼을 뽑을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심사를 지연하거나 불허하는 것이다. 자의적으로 운용해 한국 목죄기를 하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 이렇게되면 소재·부품 조달이 막힌 우리 기업들은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가장 먼저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일본의 수출 배제가 착착 구체화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눈 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국내 기업들 피해 규모가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하기는 이르다.일본은 수출 규제 시행세칙의 ‘포괄허가취급요령’도 함께 공개했는데 에칭가스,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기존 품목 외에 개별허가를 얻어야 하는 수출 품목을 따로 추가하지 않은 것이나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한 조치에 대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어제 “경제 보복이나 대항 조치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더 이상의 확전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냉정한 대응이다. 우리의 외교적 대응이 중요한 시기다. 민족감정이나 자존심을 내세워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그 점에서 이달 말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에 희망을 건다.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협상과 소통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화 외교장관의 말은 일리가 있다. 기업들은 싸우지 않고 협상으로 풀기를 바라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정부의 대응이다. 민족 감정이나 자존심은 협상이 결렬돼 어쩔 수 없이 전면적인 경제 전쟁이 벌어졌을 때 내세워도 늦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남아 있는 12척의 배와 죽창을 들고 나설 때가 아니다. 그 점에서 오는 21일 중국에서 열릴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이 주목된다. 꼬알대로 꼬인 한일관계를 폭넓게 다룰 수 있는 기회다.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이 새로운 돌파구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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