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거액 청구서, 동맹에 할 일인가
트럼프의 거액 청구서, 동맹에 할 일인가
  • 승인 2019.08.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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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명백하게 추구하는 정책이라고 미 국무부가 8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미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더 많은 돈을 내지 않는다고 비공식석상에서 불만을 터뜨렸다고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잇따라 나오는 미국의 전방위적이고 노골적인 분담금 인상 압박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청와대와 관련부처는 부인하지만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8~9일 방한 목적 중 하나가 방위비분담금 인상임은 명확하다. 더욱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훨씬 더 많이 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고,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달 방한 당시 주한미군 운용비용으로 48억 달러(약 5조8천억 원)를 제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올해 한국의 방위비분담금이 1조389억 원인 점인만큼 5배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과도한 요구는 동맹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이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게 목적’인 것처럼 말했지만 주한미군은 한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즉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주한미군 덕분에 발사 후 7초 만에 탐지할 수 있지만 미국본토에서는 15분이나 걸린다. 북한이 쏜 미사일이 미국서부에 도달하는데 38분 걸린다. 주한미군이 철수하면 한반도 주변에 항공모함을 더 많이 배치해야 한다. 그러면 주한미군 주둔비용보다 몇 배가 더 든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한반도정책에 있어 미국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일 갈등중재를 거부하고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서도 함구하고 있다.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미국과 상관없다는 태도다. 한국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는데도 미국에 위협이 미치지 않기 때문에 상관하지 않겠다는 투는 미국이 진정 동맹국이 맞는지 생각하게 한다. 국제질서의 냉혹한 현실을 고려해도, 동맹국을 곤란한 처지로 내몰면서 이익만 챙기겠다는 건 동맹의 자세가 아니다.

주한 미군은 한국과 미국 서로의 필요에 의해 주둔하고 있다. 동맹은 서로의 이익이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이 부담해야 할 부분은 당연히 책임져야 하지만 그 이상은 안 된다. 정부는 명확한 논리와 명분을 세워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 정부의 철저한 준비와 대응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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